지문만으로 당일 먹은 음식과 약, 음료 종류를 알아낼 수 있는 지문 감식 기술이 개발됐다. 범죄 용의자 추적 범위를 더욱 좁혀 검거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데일리메일과 셰필드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영국 셰필드 할람대학 생물의학연구센터 연구진이 이 같은 분석 기술을 개발, 지역 경찰국과 공조 하에 범죄 수사에 적용 중이라고 보도했다.
연구진이 이용한 ‘매트릭스에 의한 레이저 이온화 분광 영상화 기법(MALDI-MSI)’은 화학 실험에서 세포구조 속 분자를 감식하는 데 주로 이용된다. 지문에 남아 있는 손가락 끝의 미세한 화학 입자까지 알아낼 수 있다. 코카인과 커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10여 분 만에 마약과 카페인 성분을 검출해냈다.
연구를 주도한 시모나 프란체스 박사는 “화학 입자를 통해 먹은 음식의 종류와 마약 복용 여부, 성별까지 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지문 감식 기술은 채집된 지문을 미리 수집해놓은 지문과 대조해 지문 주인을 특정한다. 수집된 표본에 지문이 없을 경우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는 셈이다. 새 감식 기술을 이용하면 지문 주인이 누구인지는 물론이고 그의 생활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범죄 수사에 적용하면 주변 음식점과 숙박업소 위치를 파악해 범인의 이동 경로를 역추적할 수 있다. 생활 습관도 어느 정도 파악되기 때문에 용의자 특정이 한층 용이해진다. 용의자 검거와 프로파일링 등 광범위한 활용이 기대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영국 웨스트요크셔 지역 경찰국 관할 지역에 실제 적용되고 있다.
닐 데니슨 웨스트요크셔 경찰국장은 “지문 식별 수준을 넘어서 범죄자의 개인정보와 생활 습관까지 알아낼 수 있는 효율적인 기술”이라며 “확실한 증거 수집과 범죄자 체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