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과 민간의 각종 지원 프로그램이 글로벌 진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추진되는 가운데, 창업에 힘을 쏟고 있는 주요 국가 도시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해외 유망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해 소매를 걷었다. 각 국에서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해 우수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현지로 초청해 해당 도시의 창업 환경을 보여주며 정착을 유도하는 모양새다.
국내 스타트업의 세계 시장 진출에 발판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창업 허브 국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갖추고 해외 스타트업과의 연계에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지적한다.
29일 아산나눔재단은 이스라엘 정부가 텔아비브시에서 개최하는 창업경진대회 ‘스타트 텔아비브’의 한국 주관사로써 다음 달 9일까지 한국대회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 텔아비브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이탈리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8개국에서 함께 진행되는 국제 창업경진대회다. 각 국에서 대표 창업가 1인을 선발해 텔아비브로 초청해 이스라엘 벤처생태계 경험을 제공하고 세계적 벤처캐피탈과 엔젤 투자자, 이스라엘 현지 성공창업자 및 글로벌 벤처기업 등과의 교류 자리를 마련해준다. 관련 비용은 이스라엘 정부에서 전액 지원한다.
데이비드 레비 주한 이스라엘 공관 차석은 “텔아비브시는 기술기반 스타트업 4800여개가 밀집한 창업도시로 세계 각지의 창업자와 투자자가 모이는 곳”이라며 “창업가가 사업을 꾸려가기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유럽 스타트업의 중심 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시도 지난 11일 서울에서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하고 현지 창업 환경을 소개했다.
당시 행사 참석차 내한한 레나테 브라우너 비엔나 부시장과 게르하르트 히르치 비엔나 비즈니스 에이전시 전무이사 등 비엔나시 관계자는 현지 정착 지원, 무료 창업 상담, 최대 50만 유로의 지원금 등 각종 창업 지원 제도를 소개하며 우리의 우수 스타트업 유치하기 위해 땀을 흘렸다.
해외 도시들이 주목하는 우리 스타트업의 강점으로는 ‘뛰어난 기술력’이 꼽힌다. 지난해 스타트 텔아비브 한국대회 심사를 맡은 예얄 마모 코이스라 매니징 파트너는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력은 매우 뛰어나 일반 기업에 버금가는 경우도 많다”며 “평균 나이가 어려 경험이 적은 편이지만 열정이 높아 약간의 도움과 멘토링만 있으면 훌륭한 회사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수한 국내 스타트업과 인재들을 해외로만 보낼 것이 아니라 우리도 해외 우수 자원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창업투자회사 관계자는 “한국의 뛰어난 아이디어와 인재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창업활성화의 부가가치가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해외의 좋은 개발자와 창업자를 유치해 말그대로 창업 허브 국가가 되도록 하는 노력이 병행돼야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