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애니메이션이 국내 흥행을 발판으로 하반기 해외 방송시장과 캐릭터 시장 진출을 꾀한다. 국내에서 인기가 검증된 캐릭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세를 확대하는 만큼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캐릭터 한류를 이끌지 주목해 볼 일이다.
영실업(대표 한찬희)은 오는 8월, 대만을 시작으로 필리핀과 싱가포르에서 애니메이션 ‘변신로봇 또봇’을 방영한다. 애니메이션 방송과 동시에 완구를 판매한다. 내년에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진출한다. 또봇은 국내에서 14시즌까지 방영되면서 3~7세 남자 아이의 우상으로 자리잡았다. 완구 판매에서도 레고를 제치고 1위를 지키고 있다.
영실업 관계자는 “또봇처럼 애니메이션과 완구가 동시에 성공을 거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있는 일”이라며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국내에서 일군 성공을 해외에서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영실업은 또봇이 국내에서 완구와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선보여 인기를 끈 만큼 같은 전략을 해외에서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로이비쥬얼(대표 이동우)은 오는 9월께 ‘로보카 폴리’의 중국 방영을 시작한다. 어린이 채널 CCTV 14의 간판 프로그램 ‘진궤이즈 캐슬’ 내에 폴리 캐릭터와 함께 애니메이션이 전파를 탄다. 폴리는 이미 중국 내 백화점, 쇼핑몰, 완구매장 등을 통해 캐릭터완구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200여곳에 캐릭터 상품 매장을 열었다. 연말까지 2000여곳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김선구 로이비쥬얼 이사는 “지난해 교통안전 캠페인 참여로 폴리가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한류 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중국 부모들에게도 큰 지지를 받고 있다”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한류 인기를 캐릭터로 이어 가겠다”고 자신했다.
아이코닉스(대표 최종일)는 어린이의 대통령 뽀로로를 앞세워 해외 캐릭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5월 중국에 뽀로로 테마파크를 세운 데 이어 연말에 추가로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도 테마파크를 열기로 했다.
투바엔(대표 김광용)도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라이선싱 전시회 리마쇼에서 국민 애벌레 ‘라바’를 앞세워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만큼 상품 판매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최근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는 것은 국내 캐릭터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규모가 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병호 콘텐츠진흥원 애니메이션캐릭터 팀장은 “작은 시장규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비슷한 연령대를 중심으로 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가 검증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내 캐릭터가 그간 성장한 만큼 새로운 한류를 구축하는 데도 큰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