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비자는 예전보다 구매할 가전제품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의 이른바 ‘4대 가전’만 지니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제습기’나 ‘공기청정기’도 필수가전으로 손꼽히는 시대다. 지구온난화로 고온다습해지는 우리나라 기온과 해가 지날수록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이 위 제품들의 구매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는 고민이다. 제습기와 공기청정기가 필요하고 유용한 이유는 알겠는데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자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해당 시장이 성장하며 고급형 제품이 즐비하게 출시돼 평균 가격대를 올려놨으니 말이다. 모두 들여놓자니 가격이 부담스럽고 하나만 들여놓자니 기회비용이 고민되는 상황이다.

만약 위와 같은 고민 중이라면 코웨이가 최근 출시한 ‘제습공기청정기 APD-0514B(이하 APD-0514B)’를 눈여겨보자. 이 제품은 이름처럼 제습과 공기청정을 한 몸에 지니고 나와 소비자 눈길을 끈다. 짬뽕과 짜장면을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 앞에 “짬짜면이 되겠다”고 외치며 등장한 셈이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그 성능을 확인해봤다.

최낙균 이버즈 기자 nakkoon@ebuzz.co.kr

◇디자인

코웨이 ‘APD-0514B’는 한마디로 단순하게 생겼다. 매끈한 흰색 몸체는 장식 하나 없이 단정하며 유선형으로 떨어지는 외관은 깔끔한 느낌을 준다. 어떻게 보면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인상이지만 단순하게 생긴 제품이 오래도록 질리지 않고 방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점에서 부담스럽지 않고 편하다.

크기는 가로 39㎝에 높이 61.4㎝, 폭 33㎝로 몸집이 좀 있다. 무게는 15㎏ 정도다. 그렇다고 이동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조작부 위쪽으로 손잡이가 달려있으며 바닥에는 바퀴 네 개를 달아놓은 덕에 끌고 다니기 손쉽기 때문이다. 요즘 등장하는 제습기에 손잡이와 바퀴란 기본 미덕과 같다.

조작부 구성은 간단하다. 흡입한 공기를 뱉는 토출구 위쪽으로 전원 버튼과 운전 모드, 습도 설정, 바람세기 조절, 꺼짐 예약 버튼 등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제습기 자체가 복잡한 제품이 아닌 이유도 있겠지만 딱히 설명서를 참고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조작은 바로 해결할 수 있다. 작동 상태를 표시하는 LED 불빛도 은은하게 들어온다.

몸체를 좀 더 훑어보자. APD-0514B는 공기청정에 신경 쓴 제습기답게 다른 제품에서 보기 어려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로 조작부 위쪽에 능동 살균필터가 따로 달렸으며 옆쪽에는 오염감지 센서를 지녔다. 뒷면에는 공기청정용 필터를 마련했다. 항균필터와 탈취필터, 헤파(HEPA)필터까지 갖춰놓는 등 웬만한 공기청정기와 비슷한 구성이다.

5리터 용량 물통은 정면에서 빼내는 형태다. 물통 덮개는 실리콘 재질로 촉감이 부드러우며 분리도 손쉽다. 물을 비울 때 간단히 옮기도록 손잡이를 잊지 않고 달아둔 점 또한 칭찬할 부분이다. 제습기 작동 중 물통을 꺼내면 자동으로 작동이 멈춘다.

이 밖에도 물통에 물이 얼마나 찼는지 확인하기 쉽도록 창을 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손가락 두께만 한 창을 이용해 꼭 ‘물비움’ 표시등이 들어오지 않아도 만수 예정 시간을 짐작할 수 있다. LED 불빛이 들어오게 하는 등 야간에도 확인하기 좋게 만들었다면 칭찬거리가 늘지 않았을까 싶다. 매번 물통을 비워야 하는 제습기 특성상 물통의 편의성은 주의 깊게 보는 부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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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본격적으로 성능을 따져보자. 먼저 APD-0514B의 작동 모드는 공기청정, 제습, 의류 건조 세 가지로 나뉜다. 비록 ‘집중 건조’처럼 특수 호스를 이용해 신발을 건조하는 등 특수 기능은 빠졌지만 요즘 제습기가 지닐 핵심 기능은 다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의류 건조 성능은 코웨이 측에 따르면 빨래가 일반 제습 때보다 약 33% 빠르게 건조된다.

희망 습도는 연속, 40%, 60%, 80%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일반적인 가정 내 추천 습도는 40~50% 정도니 입맛대로 설정하면 되겠다. 바람세기는 세 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이 역시 자동 맞춤 설정을 지원한다. 코웨이는 APD-0514B의 제습 성능에 대해 “최장 두 시간 이내 적정 실내습도를 맞춰준다”고 자신했다.

눈여겨볼 점은 전기소비효율이다. APD-0514B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받은 제품이다. 한 시간 제품 가동 시 소비하는 전력이 170W로 경쟁 제품과 비교해도 준수한 수준이다. 하루 동안 제거할 수 있는 습기의 양은 8리터 정도지만 제습과 더불어 공기청정까지 책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점수를 좀 더 줄 만하다. 여기에 덧붙여 코웨이는 “기존 자사 1등급 제습기보다 소비전력을 6% 정도 감소했다”고 뽐낸다.

이 밖에 제습기의 사용성을 높일 각종 기능을 다양하게 지녔다. 예컨대 자동으로 내부 건조와 성에·결로 현상 등을 방지하며 꺼짐 예약 기능도 갖췄다. 한 시간, 네 시간, 여덟 시간 단위로만 예약할 수 있어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제품보다는 아쉽지만 사용에는 충분하다. 이 모든 기능은 조작부에 LED로 표시돼 현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음은 좀 어떨까. 온종일 틀어놓을 수 있는 제습기 특성상 조용함은 미덕 중의 미덕이다. 정확한 바람세기별 데시벨(dB)을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듣기에 그동안 접한 다른 제습기와 비슷한 정도의 소음을 낸다. 1단계 정도로 맞춰놓고 쓴다면 언제든 다른 소리에 묻혀 거슬리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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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능력

APD-0514B가 뽐내는 공기청정 성능을 알아보자. 결론부터 내리자면 코웨이가 이 제품을 시장에 자신 있게 내밀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습 성능보다 공기청정 성능이 크다. 공기청정 전문 제품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APD-0514B는 공기청정기와 마찬가지로 프리필터, 항균필터, 탈취필터, 헤파필터의 네 가지 필터를 갖추고 있다. 먼저 극세사망 프리필터가 큰 먼지 덩어리와 머리카락, 애완동물의 털을 걸러낸다. 그 다음은 천연항균 필터로 항균 효율을 높인다. 그 이후 입상 활성탄을 제거한 탈취 필터에 의해서 냄새나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순서다.

눈여겨볼 점은 4단계 째인 항바이러스 헤파필터다. 헤파필터는 미세분진과 담배 연기 제거에 탁월하며 바이러스를 잡는 데도 일가견이 있는 공기청정기의 핵심 필터다. 코웨이 측 자료에 따르면 이 필터에 의해 유해 바이러스나 폐렴균, 황색포도상구균, 곰팡이 등이 99.9% 살균된다니 공기청정은 부족함이 없겠다. 미세먼지 제거도 물론이다.

다른 부분에서도 코웨이가 공기청정에 얼마나 신경 썼는지를 여러 모로 느낄 수 있다. APD-0514B는 4중 필터 외에 필터 한 종을 더 갖췄다. 윗면 뒤쪽에 있는 능동 살균필터가 그것이다. 천연살균물질인 테르펜 필터로, 코웨이는 “타르펜은 숲 속을 건강하게 만드는 피톤치드의 주성분이자 살균 성능이 좋은 천연살균제”라고 설명한다.

또 본체 옆면에는 오염 상태를 측정하는 오염감지센서가 자리 잡고 있다. 공기 상태에 따라 손잡이 아래 달린 무드등의 색깔을 파란색, 보라색, 빨간색 등으로 표현해 사용성을 끌어올린다. 당연한 얘기지만 필터, 오염감지센서 등은 주기적으로 청소가 필요하다.

이 제품은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인증하는 CA마크도 획득했다. 정격전용면적은 18.5㎡다.

이러한 성능은 경쟁제품과 비교했을 때 충분히 강점으로 꼽힌다. 많은 제습기가 “우리도 공기청정을 갖췄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필터 한 개 정도를 갖춰놓은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APD-0514B는 미세먼지까지 잡아내는 공기청정 성능과 해당 기능만 이용할 때 소비전력이 20W에 불과한 점 등이 값어치를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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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uzz 총평

요즘 제습기 시장은 뜨겁다. 올해 업계가 예상하는 제습기 시장 규모는 250만대 이상에 약 1조원 수준이다. 지난해보다 갑절 이상 팽창한다는 전망이 나오자 수많은 업체가 출사표를 던지며 이른바 ‘제습기 춘추전국시대’를 연 모습이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을 포함한 40~50개 업체가 치열히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웨이의 제습공기청정기 ‘APD-0514B’는 경쟁사와 비교될 차별화 포인트를 잘 잡았다. 최근 들어 떠오른 제습기와 공기청정기를 합친 성능으로 시장의 흐름에 대응했다고 평가하면 될까. 제습기가 장마철에, 공기청정기가 황사철에 특히 유용한 점을 생각하면 소비자가 활용하기에 따라 4계절 동안 환경에 알맞게 쓸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고민될 부분은 역시 가격이다. APD-0514B의 출고가는 89만원으로 현재 인터넷 최저가는 50만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타사 제습기만 놓고 비교하면 고급형 제품군에 속하는 가격이지만 이는 결국 APD-0514B를 어떤 시각에서 들여다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이 제품을 같은 가격대의 제습기나 공기청정기와 따로 놓고 가격 대 성능을 비교하면 아쉬울 수 있겠지만 ‘짬짜면’이라는 표현처럼 복합 제품임을 생각하면 값어치가 더 높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종합했을 때 제습기나 공기청정기 구매를 고민 중인 소비자라면 한 번쯤 꼭 고려해볼 만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덧붙여 가격이 부담된다면 등록비 10만원 기준 월 3만원 초반대에 임대해 쓰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