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필터 시장에 국한됐던 나노섬유가 최근 활용 영역을 넓히며 재조명 받고 있다. 특히 전자재료 시장에서 쓰임새가 많아지면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자재료·자동차·바이오 등 주력 산업계에서 나노섬유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머리카락 굵기 8만분의 1 정도인 나노섬유는 땀·증기 등 수분을 막아주면서 공기는 통과시키는 원리 때문에 그동안 산업용 필터나 의류 시장에 많이 활용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스마트폰, 이차전지 등 전자소재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의 스피커 안쪽에 나노섬유를 투입해 생활 방수를 구현하면서 소리는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리튬이온 이차전지 분리막에도 나노섬유가 적용되고 있다. 분리막은 이차전지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방지하면서 리튬이온의 이동 통로를 제공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미세한 나노 구멍을 갖추고 있는 나노섬유가 적합하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발광다이오드(LED) 램프의 방열 재료로 떠오르고 있다. LED는 수명이 길고 효율이 높지만 빛과 열을 동시에 방출하는 LED 소자 때문에 방열 기능이 필수적이다. 방열과 동시에 방수도 자동 처리함으로써 차량용 외부 램프에 활용하기에 제격이다.
바이오 시장에서도 나노섬유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유리 앰플에 담겨 있는 주사제를 사용할 경우 유리 파편이 환자의 체내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앰플 개봉 시 혼입되는 미세한 유리 파편을 걸러주는 ‘필터니들 주사기’ 수요가 높다. 이 주사기의 필터용으로 나노섬유가 적극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나노섬유 업체 아모그린텍은 최근 국내 대기업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중국업체 두 곳에 나노섬유를 납품하고 있다. 모두 생활 방수 기능을 위한 제품이다. 자동차 부품 업체와도 나노섬유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나노섬유를 포함해 4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는 2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송용설 아모그린텍 부사장은 “이제 업계에서 나노섬유를 어떻게 만드는지보다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며 “지금까지는 정수기 필터와 의류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됐으나 갈수록 쓰임새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