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전 ‘다이슨표 구글글라스’ 있었다

[테크홀릭] 다이슨(Dyson)이 사이클론 청소기를 내놓은 건 지금부터 21년 전이다. 이 회사는 이 제품을 내놓기 위해 5,127개에 이르는 프로토타입을 거쳤다. 다이슨은 그럼에도 지금도 연구개발시설에 4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R&D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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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이 보유한 연구개발팀은 그동안 청소기 뿐 아니라 수많은 제품을 발명했지만 이 중에는 햇빛을 못 보고 사라진 것도 많다. 다이슨이 이제껏 발명한 제품 중에는 구글이 선보인 안경형 웨어러블 컴퓨터인 구글글라스와 같은 제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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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제품을 다이슨이 처음 떠올린 건 지금부터 13년 전인 2001년이다. 당시 다이슨은 증강현실 헤드셋 개발을 시작했는데 구글글라스와 비슷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방식에 3D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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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당시 코드명 No66, 기기 자체는 다이슨 헤일로(Dyson Halo)라고 불렸다. 헤일로는 어떤 면에선 구글글라스를 뛰어 넘는 기능을 갖췄지만 프로세서와 메모리, 배터리 등은 아이팟 크기 만한 별도 장치에 따로 넣어서 다녀야 했다.

헤일로 본체는 집이나 사무실 어디에서나 헤일로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와 연결하면 데스크톱PC로 활용할 수 있었다. 구글글라스처럼 모바일 커뮤니케이터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니었다는 얘기다. 헤일로는 무려 포토샵을 비롯한 다양한 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간단한 음성 명령이나 텍스트 명령도 지원하고 손을 이용한 조작 방식까지 지원했다.

헤일로의 헤드셋은 디스플레이 자체는 눈 양쪽 관자놀이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거울 2개에 투영된 결과를 통해 10인치 3D 디스플레이가 눈앞에 보이는 것 같은 구조를 취했다.

이 제품은 또 손목시계처럼 붙이는 형태를 취한 작은 조이스틱도 있었다. 커서를 움직여서 헤일로 UI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것. 재미있는 건 헤드셋에 내장한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해 머리 움직임에 관계없이 현실에 인공 개체를 고정시켜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책상 위에 가상 키보드를 표시해준 것.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여도 키보드 위치는 책상에 고정되어 손가락으로 편하게 키를 입력할 수 있었다.

다이슨 헤일로는 3년 동안 이뤄졌지만 결국 보류됐다. 하지만 헤일 연구 중 일부는 여전히 다른 연구 프로젝트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