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재부품 협력사들이 2분기 생산라인 가동률 하락에 울상을 짓고 있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가 출시 초기 반짝 인기를 끈 이후 판매량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최근 LG전자 전략 모델 G3가 높은 완성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갤럭시S5는 점차 이슈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일부 시장조사업체들은 갤럭시S5 판매량이 전작 갤럭시S4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협력사들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올해 물량 가뭄이 여름까지 장기화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S4 판매 부진 탓에 삼성전자 소재부품 협력사들은 7~8월 여름 동안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7월 대다수 협력사들의 생산라인 가동률은 60~70%까지 떨어졌다.
‘7월 실적 쇼크’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갤럭시S5 판매량이 급속도로 꺾이는데 이를 대체할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100만~200만대 판매되던 스몰 히트 모델도 올해는 눈에 띄지 않는다. 기대를 모았던 태블릿PC마저 중국 업체들의 약진 탓에 판매량이 저조한 실정이다.
삼성전자와 협력사들은 하반기 신제품 갤럭시노트4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애플이 처음으로 5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종전까지 애플은 3.5~4인치대 스마트폰을 고집했다. 그러나 올해는 아이패드 시장 잠식 효과까지 감수하고 5인치대 아이폰을 출시하는 강수를 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대기 수요가 아이폰6 쪽으로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주력 모델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국내 소재부품 시장 계절적 주기도 바뀌었다. 종전까지 소재부품 업체들은 1분기 저점에서 시작해 2분기, 3분기까지 상승세를 그리다가 4분기에 소폭 둔화되는 실적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1분기·3분기 선전하고, 2·4분기 부진한 계절적 패턴이 자리잡았다. 봄·가을에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되는 데다 첫 달에만 판매량이 몰리는 탓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도 높은 중간 재고조정에 돌입했다. 유통재고가 쌓이면 하반기 갤럭시노트4 판매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이달 들어 협력사에 갤럭시S5용 소재부품 주문량을 지난달보다 30%가량 줄였다.
삼성전자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협력사 입장에서는 3분기 효과를 기대하면서 실적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거래처 다변화뿐 아니라 사물통신(IoT)·웨어러블 기기 등 스마트폰 대체 수요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