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에너지 소비량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가운데 전체 에너지 자원 중 원자력 소비 비중이 3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지난해 세계 에너지 소비량이 127억3000만톤(원유 환산 기준)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2012년 소비량보다 2.3% 늘었지만 지난 10년간 평균 증가율인 2.5%에는 못 미친 수치다.
지난해 에너지 소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석탄의 비중이 커진 점이다. 석유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 석탄은 전체의 30.1%를 차지했다.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큰 비중이다. 석탄 소비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성장세를 제치며 전년대비 3% 늘어났다.
석유는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석유는 32.9%로 전년 대비 1.4% 소비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미국의 소비 증가량이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증가량을 웃돌았다. 미국은 전년 대비 40만배럴 증가한 1890만배럴을 소비했다. 반면에 중국은 39만배럴 증가한 1080만배럴을 소비했다. 이 두 나라의 소비량은 전체 석유 소비의 32%를 차지한다. 천연가스 소비도 지난해보다 1.4% 증가해 전체의 23.7%를 차지했다.
반면에 원자력 소비는 전년대비 0.9% 늘어나는데 그치며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지난 2010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증가율이 미미하며 1984년 이래 에너지 소비 비중이 최저치로 떨어졌다.
◇석탄소비 확대된 신흥국, 석유 생산 늘린 미국
석탄이 43년만에 가장 큰 에너지 소비 비중을 차지한 데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의 역할이 컸다. 다른 에너지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자원도 각지에 분포해 있어 매장량이 풍부하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석탄 수요가 매년 1.9%씩 증가해 2035년까지 주력 에너지원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지난해 미국은 자체 석유 생산량을 2년 연속 경신하며 세계 최고 산유국으로서의 존재감을 높였다. 미국은 셰일 오일의 효과로 110만배럴이 증가한 1000만배럴을 생산했다. 반면, 이라크 등이 참여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세계 석유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1%를 차지해 전년보다 1.3%p 낮아졌다.
◇떨어질 줄 모르는 화석 에너지 비중…과제는?
신재생 에너지의 사용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에너지원은 화석연료가 차지하고 있다. 특히 원전의 비중이 낮아지고 석탄의 비중이 다시 커지며 온난화의 주범으로 불리는 이산화탄소 (CO2) 배출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산화탄소 포집과 저장CSS)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 재활용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이산화탄소가 필요한 미세조류 생산이나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새로운 사용처를 만드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오는 2023년에는 새로운 이산화탄소 시장 규모가 20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세계 에너지 소비 비중 현황
(자료:BP)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