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부터 이동통신 3사가 ‘3배 빠른 롱텀에벌루션(LTE)’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시작한다. SK텔레콤이 19일 삼성전자 ‘갤럭시S5 광대역 LTE-A’ 단말기를 먼저 출시하면서 세계 첫 상용화를 알렸다. 같은날 KT는 한국인터넷20주년을 맞이해 LTE·와이파이·초고속인터넷을 융합한 기가(GiGA) 인터넷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다시 한번 제시했다.
발빠른 인프라 투자, 최고의 단말기 시스템·부품 제조 기술력이 조합돼 ICT강국으로 불리던 한국이다. 몇 년 전 애플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을 강타했을 때 삼성전자가 유일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로 통신사의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해 볼 수 있었다는 점과 정부의 바람막이 역할이 꼽힌다.
스마트폰 시장은 3G·4G 데이터 통신망 투자 붐을 타고 고공성장을 지속했다. 그 결과 지난 2012년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달했다. 시가총액 역시 국내 증시에서 19%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댄 국내 협력사만 1000~1500개에 달한다.
2차·3차 협력사까지 고려하면 삼성 스마트폰 산업이 주춤하면 제조업뿐만 아니라 증권가, 제조업과 동반 성장해 온 인프라·서비스 업종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래서 스마트폰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게 2년도 넘었다. 하지만 2분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제조업 동반 붕괴 우려는 현실화되는 형국이다.
다행히 국내 통신 업계가 4G 이후 5G 이동통신 등 좀더 빠른 인터넷, 대용량 데이터 처리 능력을 확충하겠다고 앞다퉈 밝혔다. 아직까지는 장기적인 목표이지만 구체적인 내용들이 하나 둘 준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에너지, 헬스케어서비스는 다양한 기기와 설비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빨라진 통신망이 우리 제조업에 새 활로를 열어 주기를 기대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