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시스템반도체에 쓰이던 플립칩(FC) 패키지가 D램에도 적용된다. 고성능 모바일기기용 D램에 이어 DDR4 출시로 PC용 D램도 플립칩 패키지로 바뀌는 추세다. 관련 설비를 보유한 후공정(패키징) 업계는 물론 범핑·본딩·솔더볼 전문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일부 고부가 반도체에만 쓰이던 플립칩 패키징이 최근 D램에도 확산되는 추세다. 이미 하이엔드 모바일 기기용 D램에는 적용됐고 PC용 D램도 DDR3에서 DDR4로 바뀌면서 올 하반기 플립칩 패키징으로 본격 전환을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PC용 D램은 플립칩 방식으로 양산된 상황”이라며 “하반기 PC용 DDR4 D램 생산량이 늘면서 플립칩 패키징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기기뿐 아니라 노트북PC도 얇은 두께를 구현하려다보니 패키지 크기를 줄여야 해 기존 와이어본딩에서 플립칩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어본딩(Wire Bonding) 방식은 칩과 패키지 기판을 금속 와이어로 연결한다. 와이어가 바깥으로 돌출되는 탓에 패키지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플립칩 방식은 금속 와이어·볼그리드어레이(BGA) 같은 중간 연결 구조 없이 칩 아랫면에 전기가 통하는 공 모양의 솔더 범프를 형성, 칩을 패키지 기판에 그대로 붙이기 때문에 패키지 소형화에 용이하다. 신호 거리가 짧아 노이즈 발생 확률이나 손실되는 신호도 적다.
이에 따라 플립칩 설비를 갖춘 네패스·앰코테크놀로지·STS반도체통신 등 다수 패키징 전문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국내 플립칩 장비 업체인 AP시스템·한미반도체 등을 비롯해 솔더볼 전문 업체 덕산하이메탈 등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플립칩·실리콘관통전극(TSV) 등 차세대 패키징이 쓰이는 범위가 점차 늘고 있다”라며 “크기와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게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