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설립된 경북대기술지주회사(대표 김흥근)는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연구성과를 사업화로 이끄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대가 자본금 1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경북대기술지주회사는 최근 자회사를 연이어 세워 지난 3월 공식적으로 자회사 및 기술지주회사 설립 기념식을 열었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이 보유한 기술과 연구 성과물을 기업과 연계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다. 여기에서 발생된 수익은 다시 대학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제도다. 지적재산권과 기술이전은 대학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경북대가 보유한 우수한 지재권은 기술지주회사 설립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경북대는 지재권 실적이 크게 늘었다. 2013년 특허출원 건수는 579건으로 전년도 393건보다 무려 47%나 증가했다. 기술이전 건수도 2012년 39건에서 지난해에는 69건으로 두 배 가깝다. 지난해 기술이전 수입료 13억700만원은 전년보다 1억3000만원 가량 많아졌다.
연구역량의 척도인 연구비 규모도 커졌다. 2010년 연구비 총 수주액이 1000억원대를 처음으로 돌파한 이후 지난해엔 1555억에 달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50억원이 늘어난 수치며 역대 최대 규모다. 연구성과와 우수기술은 유망한 자회사 설립으로 이어졌다. 대학은 지역 내 R&D 기관과 협력해 기술혁신형 기업 및 연구개발 전문기업 형태의 자회사 설립을 추진해왔다.
가장 먼저 지난 1월 화장품 제조사인 루비크라운이 지분 출자 방식으로 경북대기술지주회사 1호 자회사로 편입됐다. 그 이후 지금까지 총 4개의 자회사가 설립됐다.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용출 교수가 창업한 루비크라운은 피부 자체 방어력을 증진시키는 천연 항노화 화장품 개발이 주요사업이다. 지난해 제주조릿대 성분 함유 화장품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1월엔 미래창조과학부 인증 연구소기업에 선정됐다.
지난 4월에는 실내위치기반 솔루션기업인 아이엘베이스가 창업했다. 경북대자율군집SW플랫폼연구센터의 연구결과물을 사업화하기 위한 기업이다. 연구센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자율사물통신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 시계 ‘PAAR(Personal Activity Assisting & Reminding)와치’와 단위공간 기반 사물인터넷 메세징을 지원하는 ‘허브형식 단말기(SLIM)’ 출시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창업과 동시에 국내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관련 제품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아크에이르는 미세조류와 미생물을 기반으로 원료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연구하고 제조하는 자회사다. 루비크라운과 함께 미래부 인증 연구소기업에 선정됐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몽고메리의 ‘저먼타운 이노베이션센터’에 진출했다. 그 외 지난 4월 자회사로 편입된 이노빌은 인버터 장치 및 제어방법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용 소형모터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경북대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이 개발한 순수기술 기반 자회사 설립도 검토 중이다. 무효소 혈당센서 물질 나노용액과 미생물 대사공학을 이용한 지방산 생산 및 유도체 합성 등이 자회사 설립을 위한 출자 기술들이다. 경북대는 오는 2019년까지 10개의 자회사를 설립해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흥근 대표는 “대학 R&D를 통해 창출된 지식 및 기술을 활용한 기술 사업화 성과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선도형 R&BD 체계로 전환하고 자회사 설립 및 운영으로 신산업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