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추진하는 울산 오일허브 구축은 미국과 한국 서로에 필요한 윈윈 전략이라는 의견이 해외 전문가에게서 제시됐다.
17일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동북아 오일허브 심포지엄’에서 루시안 푸글리아레시 에너지정책연구재단(EPRINC) 이사장은 “동남아시아 오일허브는 미국과 에너지수입국 모두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글리아레시 이사장은 “아시아프리미엄 가격으로 비싸게 에너지를 수입하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에너지 가격 개선이 필요하다”며 “오일허브가 이 지역 LPG, 콘덴세이트, 북미산 원유 수입을 통해 시장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셰일오일은 전통에너지보다 수송이 용이하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에너지시장 안정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프리미엄은 중동 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 지역으로 원유 수출 시 중동 산유국이 적용하는 할증요금을 말한다. 그는 “미국에 에너지 수출은 셰일오일 르네상스을 지속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고, 거대 시장인 아시아태평양에 오일허브가 생기면 미국에서 계속 셰일오일 생산을 유도할 수요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오일허브가 셰일오일을 수출해야 하는 미국에는 안정적인 수요처로, 한국과 일본에는 에너지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푸글리아레시 이사장은 특히 아시아지역 LPG가격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2018년까지 LPG 수출을 하루생산 50만배럴로 확대하고 일본, 중국, 한국에서 이를 수입하면 기존 공급처인 유럽과 중동 지역 LPG 가격이 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바쓰 헤니슨 네덜란드 로테르담항만공사 산업·벌크화물 사업부문 부청장은 “한국이 세계 4대 오일허브이자 동북아의 석유거래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유럽 최대 항만인 로테르담항만청을 벤치마킹해 인프라와 규제 등 오일허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니슨 부청장은 “한국도 정유시설과 저장시설, 트레이드 등 인프라를 갖춰 연결해야 성공적인 오일허브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인프라를 제공하고 항만청과 같은 당국이 환경규제와 금융규제, 효율적 거래와 관련 가격 벤치마크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