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집단 어나니머스가 브라질 월드컵과 관련된 정부기관, 스폰서 기업, 브라질 정보국을 해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어나니머스 구성원인 체코모도어의 말을 인용해 지난 며칠간 어나니머스가 브라질 월드컵 관련 국가와 기업들을 해킹했으며 앞으로도 해킹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어나니머스는 브라질 정부가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고, 브라질 월드컵에 재정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에 사이버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해 10조가 넘는 금액이 월드컵 준비로 낭비됐으며, 오히려 브라질 정부는 공공서비스 개선과 부패 근절에 힘써야 된다고 주장했다. 어나니머스는 브라질 월드컵 관련 기업들을 해킹해 반정부 시위대에 힘을 보탠다는 의도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정부의 인프라가 취약하고, 해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이버전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해커집단은 이번 주에만 브라질 월드컵과 관련된 27개의 웹사이트를 해킹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외교부 전산망은 이미 지난달에 외교관 이메일 등 상당량의 정보가 유출됐다. 브라질 마토그라소 주도 8일 주 웹사이트가 해킹 당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해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브라질 연방 정부 사이트가 공격받은 적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브라질 정보국 사이트 또한 해킹 공격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브라질 월드컵 스폰서 기업인 현대차도 사이버 공격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체코모도어는 “이미 많은 사이트가 공격을 받았거나 감염됐다”며 “그들은 해킹 공격 여부를 궁금해할 것이 아니라 언제 사이트가 마비될지를 걱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