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알스톰의 에너지부문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경쟁하고 있는 독일 지멘스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공동으로 인수 작전에 나서기로 했다.
닛케이신문은 지멘스와 미쓰비시중공업이 알스톰 에너지부문 인수에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히타치제작소도 미쓰비시중공업과 협력한다.
지멘스와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11일 “알스톰의 일부 사업에 대한 인수를 공동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각 5000억엔(약 5조원)씩 투자해 알스톰 에너지부분의 가스터빈 사업과 증기터빈 사업을 나눠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송배전 사업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두 회사는 지난달 제철 기계 사업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화력 발전 등 분야에서도 양사가 제품을 비롯해 지리적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관계라고 판단해 이번 공동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증기터빈 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히타치와 새로운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전체 투자금 중 미쓰비시 중공업이 65%, 히타치가 35% 비율로 출자한다. 두 업체는 지난 2월 화력 발전 시스템 사업을 통합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멘스와 미쓰비시중공업은 오는 16일까지 알스톰 이사회에 인수를 제안할 계획이다. 미야나가 순이치 미쓰비시중공업 사장과 조 카이저 지멘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말 회의를 갖고 제안 내용을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의 협력으로 알스톰 에너지부문 인수전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화력 등 발전 시스템 세계 수요는 에너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신흥국에서의 성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셰일가스의 영향으로 선진국에서도 성장이 전망된다. 사업 규모 확대로 경쟁력 강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업계는 이번 인수전의 결과가 업계 판도를 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알스톰의 에너지부문 매출은 2조엔(약 20조원)으로 추정된다. 미쓰비시 중공업의 에너지부문 매출이 1조2500억엔(약 12조5000억원), 지멘스는 3조5000억엔(약 35조원)으로 인수가 성사되면 GE 매출 5조엔(약 50조원)을 뛰어넘게 된다.
미야나가 사장은 “지멘스의 제의를 받고 협력을 시작했다”며 “알스톰과 프랑스 정부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에게 유용한 제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밀했다. 카이저 CEO도 “미쓰비시중공업의 참여를 환영하고 이번 협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