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제너두(Xanadu)는 지난 1960년 개발을 시작한 시스템이다. 올해 4월말 지금까지 54년 동안 진행한 결과물을 오픈제너두(OpenXanadu)라는 소프트웨어로 발표했다.

제너두는 개발이 너무 더딘 탓에 이젠 꿈 같은 얘기가 되어버렸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현재 인터넷에서 쓰이는 하이퍼텍스트 시스템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을 제치고 인터넷을 구성하는 기본 시스템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너두의 개발자인 테드 넬슨(Ted Nelson)은 여전히 큰 야망을 꿈꾸고 있다.
사실 54년이라는 개발 기간은 속된 말로 ‘장난이 아닌’ 인내심을 요구한다. 맥OSⅩ이 랩소디(Rhapsody)라는 코드명으로 처음 시연을 한 건 지난 1997년이었다. 하지만 초기 버전을 출시한 건 4년 뒤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윈도 비스타를 당초 2003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3년이 지난 2006년에서야 공개한 바 있다. 이들 두 사례는 출시가 늦은 탓에 수많은 소비자를 안날 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제너두는 프로젝트 개발 시작에서 완성까지 무려 54년이나 뒤에야 실제 소프트웨어를 발표했다. 올해 4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채프먼대학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조용히 결과를 발표한 것. 테드 넬슨은 하이퍼텍스트라는 단어를 만든 인물이다. 쉽게 말해 현재 인터넷에서 쓰이는 ‘http’ 중 ‘ht’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테드 넬슨이 개발한 제너두는 사용자가 어떤 소스를 바탕으로 문장을 만들 때 텍스트가 양방향 링크다. 넬슨은 지난 2000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제너두는 어떤 변화에도 링크가 손상될 수 없기 때문에 완전한 자료가 될 수 있다면서 이 시스템이 여러 문장을 면밀하게 비교하며 모든 텍스트의 인용 출처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장점 덕에 문학이나 법률, 비즈니스 등 모든 면에서 친절한 저작권 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제너두는 이를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문서 작성 도구다. 오픈제너두로 텍스트를 보면 화면 가운데에는 원문 텍스트, 좌우에는 4열씩 원문 출처가 나온다. 원본 페이지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페이지 사이를 오갈 수도 있다. 사용자는 스페이스와 십자 키를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조작한다.
제너두는 표면적으로만 보면 현재 인터넷에서 널리 쓰이는 하이퍼텍스트 시스템과 비슷하다. 하지만 테드 넬슨은 현재 웹이 단방향 링크인 탓에 링크를 끊어 버리기 쉬운 구조이며 그 탓에 재사용이나 저작권 관련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너두가 현재 웹과 경쟁하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종이를 대체하는 디지털 텍스트 형태로 PDF와 경쟁할 수는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괴연 개발 54년 만에 선보인 제너두가 PDF를 대체할 만한 잠재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