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지방경찰청이 진행하는 ‘초고속 광대역 통합망 구축’ 사업에서 국내 전송장비 업체가 초강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업체가 결정된 9개 사업을 모두 국산 업체가 수주했다.
100% 외산 장비를 제안한 통신사가 사업을 수주해 국내 업체엔 기회조차 없었던 새마을금고 망고도화 사업과 좋은 대조를 이뤘다.
10일 통신장비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시작된 16개 지방경찰청 통합망 구축 사업에서 우리넷과 텔레필드, 코위버 등 국산 업체가 연이어 전송장비(MSPP)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우리넷이 전북·강원·부산·울산, 텔레필드는 제주와 서울·경기, 코위버는 충남과 전남경찰청에 전송장비를 공급한다. 경기경찰청은 현재 기술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구·경남·경북경찰청도 조만간 업체를 선정한다. 제안사인 통신사들이 국산 장비를 제안하고 있어 국산 장비 선정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울과 경기경찰청이 국산 업체를 선택한 것은 국산 전송장비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두 경찰청은 전체 지방경찰청 중에서 유일하게 외산 전송장비를 써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경찰청 사업은 대규모로 진행되는 첫 공공사업이기 때문에 서울과 경기경찰청에서 국산 제품을 선정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며 “국산 업체는 중요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어 향후 공공 사업에 참여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을 비롯한 나머지 지방경찰청도 사전규격서 공지 등으로 사업 시작을 알렸다. 업계는 국산 장비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가 주장하는 국산 장비의 강점은 여러 가지다. 정보유출 방지 등 보안성 강화 측면에서 보안 우려를 떨칠 수 있다. 안정성 측면에서 국산 MSPP는 이미 안정화됐으며 가격의 경우 외산보다 평균 20~30%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문제 발생 시 실시간 대응력과 사후 서비스가 뛰어나고 유지보수 비용도 저렴하다.
한 전송장비 업체 임원은 “국산 장비는 안정성이나 경제성이 뛰어나고 종류가 다양해 고객 필요에 맞는 장비를 골라 쓸 수 있다”며 “사업자별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을 만들어놨고 한글화돼 있어 사용이 편리한 것도 주요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경찰청의 국산 장비 선정은 국산 배제 논란에 휩싸인 새마을금고 망고도화 사업과 대조를 이룬다. 새마을금고가 지난 4월 진행한 망고도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KT가 다른 통신사와 달리 대부분 장비를 외산으로 제안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새마을금고와 KT는 각각 ‘그런 사실이 없다’ ‘새마을금고가 외산을 요구했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업계는 국산보다 비싼 외산 장비를 굳이 쓸 이유가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KT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비용절감을 위해 일부 국산 장비로 대체를 검토했다. 하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아 사업을 포기했고 다른 통신사도 가격 문제로 사업에서 발을 뺐다. 결국 새마을금고는 사업 재공고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경찰청 통합망 구축 사업 전송장비 공급업체
자료:업계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