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선용빈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과 교류를 넓혀 학계와 산업계가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

선용빈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경기대 교수)은 지난주 2014년 학회 춘계 학술대회를 마친 후 마음 속으로 학회가 나아갈 방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올해 초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8대 학회장을 맡은 선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산업계와 거리를 좁히는 고민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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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회장은 “그간 우리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소자와 패널 분야에서는 세계 1위임에도 공정과 소재 분야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유독 높았다”며 “지금 당장의 문제 해결에 급급하다 보니 외국의 것을 가져다 쓰는데 익숙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전·후방 산업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바로잡는 방법은 꾸준한 연구와 교육뿐”이라고 강조했다. 학계와 산업계가 소통하며 기술적 애로를 해소하는 데 힘쓰고 산업 현장의 엔지니어 기술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교육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차원에서 선 회장이 취임 후 힘쓰고 있는 것이 ‘산업체포럼’ 활동이다. 1년에 세 차례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고민을 듣고 학회 차원에서 기술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지난 춘계 학술대회를 대학이 아닌 반도체 장비 기업 원익IPS에서 개최한 것도 이의 일환이었다.

선 회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중소·중견기업 인력난 해소를 돕기 위해 멘토-멘티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학회, 기업과 미래 유망 인재들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학생들의 산업 현장 적응을 돕는 한편 중소·중견기업들 우수 인력 채용 기회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학회장으로서 학술 연구라는 학회 본연의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회원 교수들의 연구 활동을 독려해 학회지(계간)를 질적·양적으로 보다 풍성하게 만들고, 나아가 국제학술대회 개최도 모색할 계획이다.

지금은 대학 강단에서 활동하는 선 회장은 앞서 삼성·동부 등에서 반도체 연구개발자로 오랜 기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 때문에 산업에 대한 애정이 더욱 각별하다.

선 회장은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 반도체 산업이 한순간에 뒷걸음질 친 것처럼 우리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역시 한시도 방심해선 안된다”며 “학계와 산업계가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접근하려 해서는 곤란하다”며 “여러 곳에서 다양한 소리를 들어가며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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