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수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중 하나로 ‘유리 선수축’이 주목받고 있다. 유리에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성형하는 과정에서 고온의 열을 가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수축 현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300ppi(인치당픽셀수)가 넘어가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생산에 유리를 선수축하는 공정을 도입하고 있다.
300ppi 이상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는 저온폴리실리콘(LTPS) 기판이 대부분 적용된다. LTPS 공정은 비정질실리콘(a-Si)이나 옥사이드(산화물) TFT보다 고온의 공정이 요구된다. 비정질실리콘은 200도 정도, 옥사이드는 300~400도, LTPS는 400도 이상의 공정을 거친다. 유리는 TFT 성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유리가 뒤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다. 이로 인해 LTPS에는 a-Si보다 고가의 유리가 사용된다.
유리 선수축 기술은 한번 유리가 고온에 의해 수축되면 그 이하의 열에는 반응하지 않는다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TFT 공정을 거치기 전 유리에 600도 이상의 열을 가해 TFT를 성형한 후 400~600도 정도의 고온 공정에 들어가도 유리 수축 현상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
최근 LTPS 투자를 단행하는 기업들은 모두 선수축 기술 도입을 검토하는 추세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은 물론이고 LTPS에 적극적인 중국 기업들도 이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선수축 기술이 인기를 얻자 열처리 장비 전문 업체들은 선수축 장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일본에서는 YAC, 국내에서는 비아트론 등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특히 비아트론은 인라인 방식으로 700도까지 열을 올릴 수 있는 장비를 내놓았다. 고온을 균일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장비 성능을 좌우하는 만큼 열처리 장비 전문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 수축 문제가 수율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며 “앞으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보편화되는 만큼 선수축 기술도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