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착한 저작권, 그 나눔의 길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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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가장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괴테의 말을 떠올려 본다.

여기서 민족적이라는 것은 각 민족의 특성을 지닌 것으로 우선 내부적인 공감이 필요하다. 한국 영화나 음악 등이 주로 중국과 동남아에서 우선 공감을 얻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돼가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 동양 문화의 울타리에 의한 공감적 특성에 기인하는 현상인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이는 민족적이라는 개념의 확대 또는 변용 해석이 가능하다는 가설을 전제로 할 때의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요즘 들어 중국 및 동남아지역에선 우리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가 자주 대두된다. 이민호가 주연을 맡은 ‘신의’는 중국 커머스 포털 사이트 ‘방우마이’와 유명 동영상 사이트 ‘러스왕’이 각각 합법적 권리를 주장해 분쟁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 제목부터, 스토리, 캐릭터까지 흡사한 드라마가 무단 제작돼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모 지역 방송국에서는 KBS 예능프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흡사한 ‘아빠가 돌아왔다’가 방영되고 있어 표절문제가 거론됐다.

국내에서도 ‘구름빵’ 등 저작권 관련 문제가 여전히 이슈다. ‘구름빵’ 콘텐츠의 부가가치에 비해 작가에게 주어진 저작권료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로는 의도적으로 저작권 관련 소송을 부당하게 남발하고, 이를 통해 합의금을 뜯어내는 이른바 ‘저작권 사냥꾼’의 횡포에 관한 기사들을 접하다 보면 저작권의 존중과 나눔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낀다.

창작자 권리가 존중되면서 이용자 문화향유권 또한 합리적으로 보장되는 균형이 상생하는 문화융성의 길이 우리가 추구하는 지향점일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은 글로벌 시대 상황에 맞게 국내외에서 함께 진행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착한 저작권 굿ⓒ’ 같은 캠페인이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저작권 인식을 공유하고 이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 가는 과정은 세 단계로 진행돼 왔다. 초창기에는 ‘불법 침해는 창작의 걸림돌’이라는 개념으로, 이어 ‘합법 이용은 창작의 디딤돌’이라는 콘셉트로 지금은 ‘존중과 나눔은 문화융성의 주춧돌’이라는 관점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는 바이두·웨이보 등 주요 온라인 매체와 공동으로 ‘참 좋은 시절’ ‘해를 품은 달’ ‘별에서 온 그대’ 등 한류 인기드라마를 활용한 영상물을 제작해 저작권 인식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 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 영상물이 ‘著作權是愛情(저작권은 사랑입니다)’으로 알려졌다.

원래 우리 민족은 개방적이고 진취적이다. 이는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에 근거한다. 5세기 로마를 붕괴시킨 훈족의 왕 아틸라 한스 크리스티안 후프가 엮은 ‘역사의 비밀’이라는 책에서는 훈족의 고향을 아시아 대륙의 최동단 즉 한국이라고 언급한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김수로왕의 허황후는 인도 아유타국 공주로 약 2000년 전 대가야국에 온 것으로 나와 있다. 아마도 1423년 중국 자금성에 벼락이 떨어지면서 야기된 명나라 해금정책의 영향으로 우리의 쇄국정책이 없었다면 우리 문화가 오래전에 세계적으로 향유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선조들의 유전자를 토대로 일어난 한류가 정당한 가치를 부여 받고, 또 지속화되기 위해서는 창작물의 저작권 존중 문화 확산을 통한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환경을 강화시켜 나가야겠다. 이를 바탕으로 문화융성이 이루어지고 우리 문화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강석우 한국저작권위원회 사무처장 seokwkang2@copyrigh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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