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성공을 돕는 문제상황 탈출법]<20>회사의 숨은 자산 찾기

제품이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상황, 돌파구는 없을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베인앤컴퍼니의 신규사업 성공률 조사 결과

카메라 필름을 생산하던 A사는 회사가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다. 디지털카메라 때문에 필름 시장이 완전히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필름 카메라 마니아 덕분에 겨우 회사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오래갈 것 같진 않다. 필름사업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야 할 것 같은데, 도대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다.

카메라 필름, 만화책, 음반 산업의 공통점은? 과거에는 각광받던 사업들이었지만, 현재 고객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사양 산업’이라는 것이다. 디지털카메라 보급과 인터넷 발달, 디지털 음원 등장으로 각각의 시장은 크게 축소됐다. 문제는 급속한 기술 발달로 변화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누구도 지금 사업이 잘나가고 있다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그래서 기업은 핵심 사업을 다른 사업으로 갈아탈 준비를 늘 하고 있어야 한다고들 한다.

보통 신규 사업을 시작할 때는 최근 뜨고 있는 사업에 뛰어들곤 하는데, 그것보다 더 성공률이 높은 방법이 있다. 바로 우리 회사 내부의 ‘숨은 자산’을 활용해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숨은 자산이란 기업이 이미 갖고 있지만, 지금까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역량을 말한다.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규모 M&A나 급성장 산업으로 진출할 때의 성공률이 10%를 밑도는 데 비해 숨은 자산을 활용한 전략의 성공률은 30~40%에 이른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의 ‘숨은 자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 핵심사업을 뒷받침하던 지원조직을 들 수 있다. IBM이 그 성공 사례로, IBM은 1980년대까지 퍼스널 컴퓨터 시장의 강자였다. 이때 핵심 사업은 컴퓨터 제조였다. 그런데 1990년대에 들어 MS 윈도와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PC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IBM이 만드는 PC는 차별성을 잃어갔다.

IBM은 대체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고민하던 중 고객들이 IBM의 PC를 구매하면 따라오는 IT 지원 서비스에 매력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했다. IBM은 핵심 사업이던 PC 사업에서 눈을 돌려 지원 부서였던 IT서비스 사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와 서버,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 IT서비스 분야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주춤하던 매출은 다시 증가했고, 현재 IBM의 전체 매출 중 70% 이상을 IT 종합 솔루션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 숨은 자산으로는 핵심 사업을 하면서 축적된 기술이 있다. 핵심 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쌓아온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방법이다. 후지필름은 수십년간 쌓아온 필름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생뚱맞은 사업 확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화장품과 필름 기술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진 변색을 막기 위해서는 사진 속 수분 보존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쓰는 물질이 바로 콜라겐이다. 그래서 필름 회사들은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콜라겐 기술을 개발해왔다.

후지필름 역시 70년간 쌓아온 독자적인 콜라겐 기술을 갖고 있었다. 피부 원리도 필름과 비슷하다. 사람의 피부도 수분이 줄어들면 노화가 시작되므로 수분을 잡아둘 수 있는 콜라겐이 매우 중요한 것. 후지필름은 자사 콜라겐 기술을 화장품에 활용할 수 있겠다고 판단, 2007년 아스타리프트(Astalift)라는 노화방지 전용 화장품을 출시했다. 후지필름의 아스타리프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 번째 숨은 자산으로는 기존 고객을 들 수 있다. 기존 고객의 변화하는 요구(니즈)를 발굴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마블코믹스는 지난 수십년간 미국 만화책 시장의 강자로,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등 수많은 만화를 히트시키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종이 만화책 시장이 축소돼 파산 상태에 이르게 된다.

고민하던 마블코믹스는 기존 고객을 자세히 분석해, 그들이 만화 캐릭터의 애니메이션과 영화화에 수요가 있다는 것을 잡아냈다. 마블코믹스는 그날로 영화 제작사와 제휴 계약을 맺고 자사의 5000여개에 달하는 유명 캐릭터를 영화 주인공으로 출연시켰다.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방향으로 핵심 사업을 전환한 것이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1조원이 넘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면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기업의 주력사업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언젠가는 쇠퇴하게 마련이다. 이 시기가 오기 전에 우리 회사의 숨은 자산을 파악해서 신규 사업의 힌트를 얻기 바란다.

공동기획: 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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