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연구원, 유무인 혼용 항공기 개발

상용화된 유인 항공기를 필요에 따라 무인기로 바꿔 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항공우주부품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년간 85억원을 지원받아 성능이 검증된 유인항공기를 무인기화할 수 있는 유·무인 혼용항공기 ‘OPV(Optional Piloted Vehicle)’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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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유무인 혼용항공기.

연구진은 기존 유인기의 조종계통을 개조하고 위치·변위·자세 센서 및 통신시스템, 계기 및 엔진데이터 인터페이스 등을 새로 달아 조종사 없이도 비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기존의 조종석 공간에 사람 대신 합성개구레이더(SAR) 등 다양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양·산불·환경·교통·불법어로 감시 등 반복적이거나 장기체공 등이 필요한 임무에 효율적으로 운용 할 수 있다. 군사목적으로는 위험 지역 근처까지 유인 비행한 후 위험한 임무 수행 시 조종사 없이 무인기로 전환하는 유·무인 복합 운용도 가능하다.

노후화하거나 쓰임새가 줄어든 군용 항공기를 무인화해 사격 훈련용 표적기, 상대를 교란하기 위한 기만기, 레이더 기지 타격기 등으로도 쓸 수 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이 OPV를 기반으로 하는 항공기 부품 비행시험시스템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유인비행보다 복잡한 조종을 정확히 반복 수행할 수 있다. 비행시험 항공기 데이터 정밀도는 측정오차 위치 2㎝, 속도 0.04㎞/h, 자세각 0.01도 등이다.

항우연은 향후 충돌회피, 자율비행 등 첨단기술이 필요한 미래형항공기(PAV:Personal Air Vehicle) 기술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이 기술은 아직까지 미국 등 극소수 국가만이 관련 기술을 한정적으로 적용하고 있어 항공업계에서는 블루오션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무인혼용기(OPV) 시제기 및 비행시험시스템은 2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민군기술협력 대제전’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