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 이후 삼성그룹 경영 승계의 중심에 선 맏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주목하고 있다. 아직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되는 그를 두고 아직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라며 평가를 미뤘다.
로이터는 ‘아버지의 입원으로 이목 쏠리는 삼성의 황태자(Samsung’s ‘crown prince’ in focus as father hospitalized)’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부회장을 언론 노출을 꺼리는(Media-shy) 인물로 표현했다. 일례로 그는 일반인부터 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 대부분이 이용하는 흔한 트위터 계정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 부회장이 조용하고 세련된 매너로 단호한 결정력과 고집을 가리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그가 최고결정권자로 일해 본 경험이 없고 아버지와 같은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보는 이 부회장의 모습도 전했다. 그의 비즈니스적인 면을 묘사하는 가운데 “태어날 때부터 부유한 그를 평가할 만한 기록이 없어서 그가 회사 운영에 적합한 능력을 지녔는지 알 수 없다”는 관계자 의견도 함께 실어 평가에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경영할 준비가 되어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남겼다. 신문은 이 회장의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소식을 전하며 그의 건강 악화가 삼성의 경영 승계에 불안함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물려받아 경영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과 달리 일부 외신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가 애플과 달리 삼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내놨다. 삼성은 기업 총수 한 명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가 포진한 시스템에 의해 운영된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즈는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뒤 투자자들은 애플이 더 이상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삼성은 이 회장에게 크게 의존하지 않는 구조”라며 “매우 거대하고 복잡한 조직으로 운영되고 각 분야에 다양한 전문가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획취재팀기자 jeb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