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박 대통령 의사자 거명하며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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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9시 정각에 시작돼 24분간 이뤄졌다. 회색 정장을 입고 연단 뒷편에서 등장한 박 대통령은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담화 발표장에는 박 대통령 외에 내각 각료나 수석비서관 이상 청와대 참모진은 전혀 배석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최고 책임자로서 공식 사과를 하는 자리인 만큼 아무도 배석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대국민사과를 한 뒤 연단 오른편으로 나와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후 담담히 담화문을 읽어내려갔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언급할 때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기도 했다. 특히 연설 말미에 안산 단원고의 고 정차웅군 등 의로운 희생자를 거명하면서 감정에 북받친듯 눈물을 흘렸다. 다만 박 대통령은 기자들과 문답은 하지 않고 담화만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사과와 함께 정부조직개편·공직사회 혁신·사고 회사 처벌·국가안전처 청사진 등을 제시했다. 담화의 내용 가운데 국가재난방재시스템 확립과 공직사회 개혁 방안 등 후속 개혁조치와 관련된 내용은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수석이 만든 초안에서 담화에 담길 내용을 추리는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담화 발표 후 해경 해체 발표로 인해 구조작업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 세월호 참사 실종자 수색체계 등에 변동 없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오늘 담화문에서 밝힌 해경 해체 발표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한 명까지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전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현장의 해경 지휘부 등 민·관·군 수색과 구난체계에는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민간 잠수사의 건강 관리와 사기 진작에 만전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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