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같은 모바일 시장에서 살아남은 대학생 창업 개발사 `엑스몬게임즈`

“주변에 대학생 창업자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학생들이 창업한 개발 스튜디오의 성공 사례가 적어 아쉽습니다.”

지난 2011년 3월 설립해 창업 3년을 맞은 엑스몬게임즈는 국내 게임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대학생 스타트업 중 하나다. 당시 서울대 경영학과와 응용생물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경호 공동대표와 이재용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휴학하고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 생활 초년병이던 박준식 공동창업자(최고전략책임자)가 영업, 마케팅, 외부 투자를 맡는 등 각 전문분야를 살렸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가 엔젤투자를 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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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설립해 3년차를 맞은 대학생 스타트업 `엑스몬게임즈` 핵심 멤버들. (왼쪽부터) 이재용 CTO, 이성준 대리, 박세미 수석 그래픽 디자이너, 박준식 CSO, 김경호 대표, 이정호 그래픽 디자인 팀장.

엑스몬게임즈는 올해 설립 3년차를 맞았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3주년을 맞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 박준식 공동창업자는 “지금도 많은 대학생 개발자들이 팀을 구성해 게임을 만들지만 실제 법인 설립까지 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이후에도 투자, 영업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회사를 유지하는 생존 자체가 경쟁이더라”며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엑스몬게임즈는 설립 직후 모바일게임 유망주로 조명받는 등 개발력을 인정받으며 비교적 출발이 좋았다. 설립 3주만에 제작해 해외 앱스토어에 출시한 첫 작품 ‘쫌스(ZZOMS):Intrusion of Zombies(좀비의 습격)’는 그 해 7월 북미 아이튠즈 액션장르에서 인기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는 ‘왓츠핫(What’ Hot)’에 두 번 선정됐다. 이후 2개월 만에 만든 작품 ‘야미!야미!(Yummy! Yumm!)’는 출시 첫 날 해외 앱스토어 아케이드 장르 56위에 올랐다. 제1회 유니티앱개발 공모전에서 ‘Lightning Uniter’를 수상해 개발력을 인정받았다.

해외에서 성과를 내던 엑스몬게임즈가 국내 시장에 제대로 도전장을 던진 작품은 지난해 2월 카카오 게임하기에 출시한 턴제 배틀게임 ‘슈팅히어로즈’다. 일대일로 사용자가 대결해 제한된 공간 안에서 상대방의 움직임을 잘 파악해 공격하는 새로운 슈팅게임으로 초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의미 있는 매출을 끌어내기에는 부족했다. 지난 1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내달 캐주얼 게임 ‘프로젝트GH’를 국내 출시한다. 함께 준비한 미드코어 장르의 롤플레잉게임(RPG) 신작은 대만과 중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많은 스타트업이 중도에 창업자간 불화를 겪어 팀 경쟁력과 연대에 문제가 생기곤 한다”며 “다행히 엑스몬게임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좋은 팀 분위기를 유지하며 개발에 집중했고 투자자들도 이런 면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신작으로 도전하는 만큼 엑스몬게임즈의 어깨는 무겁다. 박 공동창업자는 “최근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들이 게임 개발사를 창업해 성공하는 사례가 많은데 진짜 스타트업인 대학생 창업팀의 성공 사례는 거의 볼 수 없어 아쉽다”며 “대학생 창업팀으로 출발해 기반을 다진 만큼 올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많은데 정작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활동하는 팀은 적은 것 같다”며 “젊은 대학생의 창의력은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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