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국내 첫 원전형 SCM 구축…저가 공급에 따른 품질저하 해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국수력원자력이 구축하는 가치지형 구매 모델

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 최초로 원전산업에 특화된 공급망관리(SCM) 체계를 갖춘다. 기존에 과다경쟁으로 저가 공급계약 체결과 공급부품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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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구축하는 가치지형 구매 모델 자료: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형 SCM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컨설팅 사업을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4개월간 컨설팅을 진행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SCM 시스템 구축과 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한다.

◇저가 공급에 따른 품질 저하 문제

한수원은 그동안 부품 등을 구매하는 데 여러 한계가 있었다. 저가 공급에 의한 품질 저하 문제다. 한수원은 공공기관으로 국가계약법에 따른 공개경쟁 입찰 시 ‘최적가 낙찰제’를 적용한다. 공급업체가 낙찰을 받기 위해 원가 이하의 가격을 제안하는 ‘저가 공급’ 사례가 빈번했다.

신규 진입 기업은 적정가격 이하로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도 있다. 값이 싼 원자재를 이용, 품질이 낮은 제품을 공급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발전소 현장은 품질이 낮고 기기 검증이 미비한 제품을 사용하면 운영에 큰 타격을 받는다.

고비용 구조도 품질 저하의 원인이다. 다양한 항목의 품질검사와 기기검증은 비용이 많이 든다. 최저가 낙찰업체의 수익을 악화시킨다. 고비용 구조에서 공급업체는 수익 확보를 위해 품질서류를 위·변조하는 등 불법적 행위를 한다. 공급자 관리 강화와 기기검증 서류에 대한 제3자 검증 시행, 기기검증 비용 직접지급 등 품질보증이 가능한 SCM 구축이 필요하다.

정확한 조달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구조도 문제다. 고품질의 공급업체와 공급업체의 능력 등 정보가 실시간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제품의 적기 조달을 어렵게 한다. 제품수명·교체주기·조달시간·재고수량 등 자재 조달에 필요한 정보가 부정확해 수요를 예측한 중장기 자재수급 계획을 수립하는데 한계가 있다.

◇SCM으로 가치지향 구매 현실화

한수원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원전산업에 맞는 SCM을 구축하기로 했다. 먼저 SCM 컨트롤타워 기능을 구축한다. 원전 생태계 SCM 현황을 파악, SCM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한다. SCM 통합정보 시스템은 공급망 상에서 기능과 프로세스 정보, 공급사 정보, 자재 정보, 리스크 정보 등 SCM 관련 정보를 대시보드 형태로 실시간 제공한다.

비리발생 요인과 절차 등을 파악해 제거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 적용한다. 적기조달을 위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물자수급 계획 개선안을 적용한다. 기존 전사자원관리(ERP) 개선과 연계도 추진한다. SCM 업무수행과 사내문화 정착을 위한 핵심 관리지표도 도출한다. 가치지향 구매를 현실화해 사업의 적정가격을 보장, 공급업체가 제대로 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값이 싼 원자재를 사용, 품질 저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한수원은 국가계약법과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을 준수해야 해 수의계약에 제한을 받는다. 원전안전 관련 품목은 국가계약법 등 관련규정의 특례를 적용하는 것도 방안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SCM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한수원형 SCM 시스템’으로 브랜드화 해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