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특허 전문가 의견 들어보니 "우리 산업 전반에 특허 위험 경고...상용특허 중요"

제2차 특허전쟁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침해 손해배상소송 1심 재판 평결에 국내 특허법률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산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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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등 기업 전반에 특허 소송 위험 관리와 투자에 힘을 모아야한다는 의견이다. 또 특허소송에서 상용특허의 위력을 실감케 한 평결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고영회 대한변리사회장은 체계적이지 못한 우리나라 IP 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고 회장은 “우리 기업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기술·특허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면서 “정부와 기업이 IP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허가 해당 지역 법과 제도에 귀속되는 ‘속지주의’를 따르는 만큼 글로벌 IP 체계에 대한 이해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고 회장은 “삼성전자·애플 소송도 미국 특허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수출 시장 등 그 나라가 정하는 제도·권리·절차를 정확히 분석하는 전문 인력과 연구로 IP관리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종학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WIPA) 한국지부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소송이 우리 산업계의 IP 기초체력 부족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전 지부장은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조차 미래 특허 전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우리나라가 산업화 시대에 쌓아올린 성과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국가적 차원에서 IP 기초를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 브랜드 홍보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역으로 국내 중견·중소기업 등 산업계 전반이 특허 위험 관리에 취약하다는 점을 알려줬다”며 “우리나라가 특허 전쟁에 그대로 노출돼 해외 기업과 특허관리전문회사(NPE) 타깃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용특허 확보가 미래 특허전쟁에서 필수무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동준 특허법인 수 변리사는 “이번 특허소송의 핵심은 상용특허 전략”이라며 “필요한 상용특허는 구매를 통해 소송에 임하는 삼성의 전략이 효과를 봤다”고 풀이했다. 삼성이 상용특허에서 처음 승리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애플과 소송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것 같다는 의견이다.

정 변리사는 이어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은 가능한 시나리오이지만 최근까지 미국 분위기는 판금소송은 시장논리에 맡겨왔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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