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 수출기업은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은 반면 제3국 수출 기업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은 ‘엔저의 우리 수출기업 영향’ 조사 결과, 2012년 2월 아베 총리 취임 이후 엔화 약세로 인해 대일 수출기업(216개사 응답)의 92.6%, 제3국 수출기업(448개사 응답)의 15.6%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에 이뤄졌으며 총 664개사가 응답했다.
대일 수출기업은 엔화 결제비중(2013년 46.9%)이 높아 수익성이 악화되거나 일본의 수입수요가 감소하면서 달러 기준 대일 수출이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달러 기준 일본의 수입증가율은 2011년 23.3%에서 지난해 -6.0%까지 감소했고 대일본 수출증가율은 2012년 11월 3.8%에서 -10.7%로 줄었다.
반면 제3국 수출기업은 일본 기업들이 엔저 효과를 수출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하지 않아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3국 수출기업은 일부 주력품목에서 엔저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 등의 경우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답변이 15% 미만을 차지했으나 선박, 기계류, 석유제품 등은 일본기업의 수출가격 인하로 인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25% 이상을 차지했다.
실제 엔저 기간 동안 일본의 전체 수출물량은 감소했으나 선박, 석유제품의 수출물량은 오히려 큰 폭 증가세를 보였다. 아베 정권이 출범한 2012년 12월 대비 올해 2월의 일본의 전 품목 수출물량 증가율은 -20.0%를 기록했으나 선박은 136.9%, 석유제품은 42.6%로 대폭 증가했다.
문병기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은 “우리 수출기업(比일본)들은 엔저 대응책으로 품질 향상 및 신제품 개발(32.1%), 원가절감(28.5%), 수출가격 인하(17.5%)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연구개발 지원 등 기업과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우리 수출기업의 품질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꾀할 때”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