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마트그리드 시장도 경쟁체제로 개방해야

전경련과 정보통신공사 업계가 전력시장 ‘대못 뽑기’에 나섰다. 전기사업 ‘손톱밑 가시’를 뽑아달라고 정부에게 촉구했다. 현행법은 ‘지능형 전력망 기반구축 사업자’를 전기사업법 제7조에 따라 허가받은 송전사업자, 배전사업자, 구역전기사업자 또는 같은 법 제35조에 따라 설립된 한국전력거래소로 규정했다. 한국전력과 관계사 외에 사실상 지능형 전력망 구축 사업에 주사업자로 참여할 수 없다. 특정 회사에 국한되다보니 대규모 투자나 과감한 사업 전개를 할 수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녹색성장’, 친환경 기술인 스마트그리드 및 전력재판매 시장 활성화는 더디게 진행된다.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전력에 접목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통신업체들이 선뜻 나서기도 불안하다.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ICT 기업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인 지능형 전력망 선행기술 개발에 참여하려 한다. 특혜는 아닐지라도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야 새 사업자가 링에 오를 수 있다. 덩달아 관련 산업도 발전한다.

지금은 융합의 시대다. 전문가들은 우리 전력시장에 통신의 가상사설망통신사업(MVNO)과 같은 다양한 사업모델을 도입할 때라고 말한다. 수 십년간 고착화한 전력시장 구조 역시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개편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력 공급시장에 경쟁시스템이 도입되면 지금보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이 활성화할 개연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전기자동차 충전소 확대 뿐 아니라 전력재판매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통신사들은 인터넷서비스, 이동통신 서비스 및 전력요금을 이용한 결합상품도 판매할 수 있다. 스마트홈을 비롯 스마트빌딩, 전기제어 및 빌딩관리시스템 등 결합 대상은 많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산자원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그간 ICT 업계와 인식을 달리했다. 하지만 마인드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형 스마트 그리드 기술은 차세대 수출상품으로 손색이 없다. 안에서 밥그릇 싸움을 하다가 더 큰 해외시장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경쟁은 새로운 혁신을 낳는다는 것은 시장경제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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