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5%나 하락, 1조3000억원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부진 속에 은행권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일 금융감독원은 18개 국내 은행의 1분기 영업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국내 은행은 전 분기(2013년 4분기) 3000억원 적자였던 실적을 흑자로 돌리는 데 성공은 했으나 지난해 1분기 기록한 1조7000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일반은행 13개사는 1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에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 5개사는 1분기에 1000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28%를 기록,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ROA는 은행 총자산에 대한 당기순이익 비율로 특정금융 기관이 보유자산 대출, 유가증권 운영 등 총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알 수 있는 지표다.
국내 은행의 1분기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3.58%를 기록, 2009년 1분기 1.68%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은행권의 실적 부진은 순이자 마진 축소로 이자이익이 감소한 데다 주식 투자 손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8조5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000억원이나 줄었다. 이자이익은 지난해 4분기 소폭 증가했지만 2011년 4분기 이후 전반적 감소 추세가 지속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금리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예대금리차가 축소된 것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비이자 이익은 5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1조2000억원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는 STX 등 구조조정 기업의 주가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이익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1분기 은행권의 대손비용은 2조2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000억원 감소했다. STX조선해양 등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대손비용이 늘었지만 조선업 관련 대손비용이 1분기중 큰폭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경영난에 빠진 대기업들을 지원하다가 실적이 곤두박질 친 지난해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주요 부실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한 특수은행의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표]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추이 (단위: 조원, %)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