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원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뉴욕무역관장이 창의적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1억원을 기부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고씨는 지난 28일 GIST에서 열린 발전기금 전달식에 참석해 “식민지 경험과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 국가 발전을 이룬 기성세대의 성과를 GIST의 젊은 학생들이 이어받아 과학기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기부소감을 밝혔다.

고씨는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재학 중 6·25전쟁이 발발하자 육군 통역장교와 육군사관학교 영어 교관으로 근무했으며, 1962년 KOTRA 창설 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이탈리아 밀라노무역관 초대 관장과 독일 함부르크무역관 초대 관장을 차례로 역임하고 1973년 뉴욕무역관장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뒤 미국에 정착해 자유투자가로 활동했다.
고씨의 기부는 GIST 2대 원장을 지낸 김효근 박사와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소도시 라구나 우드에 거주하는 고씨 이웃에 살며 교류하던 김 전 원장에게 “한국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평소 생각을 밝혔고 김 전 원장이 GIST를 소개하며 다리를 놓았다.
오랜 기간 외국에서 생활한 탓에 광주 방문이 처음인 고씨는 “이번 기부는 고향땅을 밟지 못하는 개성 출신 한 시민이 빛고을 광주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일과 같다”며 “남북이 통일되면 광주시민들도 개성을 찾아가 발전의 씨앗을 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GIST는 고씨 뜻에 따라 모친인 고 이순섬 여사의 이름을 딴 ‘순섬 장학금’을 신설하고 기부금을 학생 장학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