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템코, 구멍 이용 직접 반도체 회로 실장
필름 위에 반도체 회로를 직접 실장해 전자기기의 두께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양면 메탈 칩온필름(COF)이 국내 기술력으로 세계 처음 개발됐다.
스템코(대표 엄영하)는 디스플레이용 2-메탈 COF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 최근 양산을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COF는 스마트폰과 LCD TV 등에서 LCD 디스플레이를 구동칩이나 회로기판과 연결하기 위한 용도로 쓰였다. COF는 롤투롤 방식의 연속 생산이 가능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단면 COF는 두께나 발열 문제에 한계가 있었다.
스템코는 폴리이미드(PI) 필름에 구멍(홀)을 뚫고 양면에 구리 회로를 실장함으로써 양면 COF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단면 COF와 비교해 회로 밀집도가 1.5배 높다. 양면에 회로를 넣고도 두께는 55㎛에 불과해 일반 양면 기판 대비 두께를 3분의 2 수준으로 줄였다.
양면 회로가 연성회로기판(FPCB)에서는 상용화됐지만 회로 선폭이 두꺼워 일반 커넥터 용도 정도로 사용했다. FPCB의 피치(선폭과 선간격 포함)는 100㎛ 수준이지만 양면 COF의 피치는 20~30㎛ 정도로 얇다.
스템코는 이 제품이 경박단소 수요가 가장 높은 스마트폰용으로 가장 먼저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에서는 유리에 직접 회로를 실장하는 COG와 단면 COF를 사용했지만 양면 COF를 사용하면 유리 손실률도 줄일 수 있어 원가 절감에 도움이 된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플렉시블·웨어러블 디스플레이 등에도 활용도가 높아 향후 시장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됐다. 스마트폰용 COF 시장 규모는 현재 2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플렉시블 시장이 성장하게 되면 갑절 이상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스템코는 1995년 삼성전기와 일본 도레이가 합자해 설립한 회사로 COF를 포함해 TCP(Tape Carrier Package)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스템코 관계자는 “이번 제품은 6년 동안 개발해왔다”면서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앞으로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도가 높아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