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한 KB금융과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분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에 우리금융과 신한금융그룹인 순익이 개선된 것으로 보여 금융사고 여파에 따른 희비가 엇갈렸다.
KB금융그룹은 1분기 37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4115억원보다 9.2% 줄어든 수치다. KB금융 관계자는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방카슈랑스 등 수수료이익 감소 때문에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하나금융의 1분기 당기순익은 19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2882억원보다 33.1%나 급감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보였다.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에 저신용층 지원을 위해 출자한 국민행복기금 손상차손 650억원과 KT ENS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추가 충당금 655억원 적립 등으로 일회성 손실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연체율도 KT ENS 관련 대출금 연체 등으로 전분기 대비 0.18%포인트 상승한 0.57%를 기록했다.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순이익 16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5.4% 급감한 실적을 보였다. 반면에 외환은행은 순이익 71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전문가들은 신한금융지주 1분기 순이익이 5300억~5500억원 수준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5335억원 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금융 1분기 순이익은 3200억~3300억원 정도로 예상돼 지난해 1분기 2510억원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실적이 개선된 것은 지난해와 달리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이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