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연구소 수가 3만개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27일 기업연구소 통계를 집계하는 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으로 기업 내 연구소를 보유한 기업 수는 2만9797개로 조사됐다.
지난해말 2만8771개였던 연구소는 올해 들어 매달 300여개씩 증가하는 추세다. 이를 반영하면 4월 통계가 잡히는 5월 초순경에는 ‘기업연구소 3만개 시대’가 최종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연구소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왔다. 정부의 공식 인정제도가 도입된 1981년 53개에 불과했던 기업연구소는 1991년 1000개를 넘어섰다. 2004년 1만개를 넘어섰고 2008년에는 다시 2만개 고지에 도달했다.
대부분의 기업연구소는 중소기업 소속이다. 기업 규모별로 지난 연말기준 5.6%에 해당하는 기업이 대기업 연구소고 94.4%가 중소기업 소속이다. 중소기업들도 양적 측면에서는 기업 연구개발(R&D) 조직 체계가 일정정도 갖춰졌다는 해석이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분야 연구소가 7709개로 가장 비중이 높다. 기술 진화가 빠르고 국내 산업이 전기전자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뒤를 이어 기계(4868개), 정보처리(4068개), 화학(2211개), 건설 및 엔지니어링(1930개), 금속(1285개) 등의 순이었다.
기업연구소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경기와 서울 소재 연구소가 각각 9691개, 8356개로 전체의 60%가 수도권에 위치한 셈이다.
기업연구소 3만개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풀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협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사내 연구소의 절반 가까이가 연구원 5명 미만이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아직도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방소재 기업들은 우수인재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국내 연구소의 질적 성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산업기술진흥협회는 조만간 기업연구소 3만개 돌파에 맞춰 새로운 산업기술 혁신전략을 수립해 제시할 계획이다.
<기업연구소 추이 / 자료: 산업기술진흥협회>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