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도 전문로펌 법률자문 받는다…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74개 기관 손잡고 지원

#전자책 플랫폼 개발업체 북잼은 2011년 설립 후 정글만리, 이문열의 삼국지, 초한지 등을 전자책으로 제작해 앱스토어 도서 부문 1위를 여러 차례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전자책 시장보다 6배나 큰 일본시장에 진출하면서 국제적인 법무 역량 부족으로 계약 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를 찾은 북잼은 센터와 그랜드파트너십이 체결된 법무법인을 통해 국문과 일문으로 작성된 표준계약서를 완성하고 일본 업체와 성공적인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방송통신융합 서비스업체 아이플래테아는 3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공동으로 도비 TV서비스를 론칭했다.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며 법무, 특허, 회계 등 전문 인력을 갖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중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의 그랜드파트너십을 활용해 대형 로펌과 특허법인, 회계사무소의 도움을 받았다. 현재 스페인, 터키, 파키스탄의 극장 체인과 본계약 단계에 있으며 프랑스, 중국, 멕시코, 태국 등의 국가에서도 계약이 추진되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벤처기업이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에도 불구하고 법무, 특허, 회계 등 전문 인력 부족으로 사업 확장 및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대형 로펌과 특허법인 등 민간의 전문 업체와 연결해주고 비용까지 지원해주는 사업이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창업글로벌지원센터(센터장 오덕환)는 24일 김&장, 태평양, 삼일 등 국내 유명 대형로펌20여곳과 특허법인 10여곳, 회계사무소, 마케팅업체, 통·번역기관 등 총 74개 전문 민간 업체와 그랜드파트너십을 맺고 스타트업·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3년 9월 개소 이후 지난 3월 말까지 총 852개 업체를 대상으로 1664건의 전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해외 법인 설립 2건, 사업계약 및 제휴 32건(해외), 특허출원 208건(해외 124건) 등의 성과를 냈다.

비싼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대형 로펌 등 전문 업체의 문턱을 넘기 힘들었던 스타트업·벤처기업에 전문 컨설팅의 문을 열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간 전문업체들도 신시장 개척과 고객 유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컨설팅 지원을 받고자 하는 기업이 센터에 상담을 신청하면 1차로 센터 내 변호사, 변리사 등 전문 인력이 기업의 준비상태 등을 평가한다. 준비상태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센터와 그랜드파트너십을 맺은 민간의 전문 컨설팅 업체와 연결을 시켜주는 데 컨설팅 비용의 60∼80%까지 센터에서 지원한다.

조영봉 아이플래테아 대표는 “계약서 검토, 객관적인 기업 가치평가, 자체 특허의 해외 출원, 해외 투자자 IR자료 번역 등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초기기업 입장에서 큰 시간과 비용 부담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는 투자유치 설명회도 개최한다. 23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50여명의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털 관계자 등이 참석해 벤처기업 20곳의 기업설명(IR)을 듣고 간이부스를 찾았다.

참석한 한 벤처캐피털 심사역은 “센터에서 벤처기업을 선정해 3차에 걸쳐 IR교육까지 한 것으로 안다”며 “사전 준비가 잘 돼있어 투자 대상 기업을 파악하기 좋다”고 말했다.

오덕환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센터장은 “실리콘밸리 등 해외 여러 창업 생태계를 벤치마킹만해서는 국내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어렵다”며 “민간의 전문 업체들과 시장이 창업 생태계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참여를 유도해야 하며 센터는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