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빈민국 조사한 유네스코 "모바일이 문맹률 낮춘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유네스코가 조사한 모바일 기기 사용률(단위:%)

‘모바일 기술’이 지구의 문맹률을 낮추고 있다. 지구상 1억 2300만명의 젊은이를 포함해 7억7400만명에 이르는 인구가 아직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고 있다.

24일 가디언은 유네스코가 1년 간 에티오피아·가나·나이지리아·파키스탄·짐바브웨·케냐·인도 등 7개 국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62%의 응답자가 모바일 기기로 글을 읽는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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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에 따르면 종이책을 구하기 어렵고 문맹률이 높은 나라에서 모바일 기술은 문맹률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케냐 마사이족의 소녀가 안드로이드 폰으로 글을 읽고 있는 모습. <월드리더 자료>

유네스코가 ‘세계 책의 날’을 맞아 발표한 ‘모바일 시대의 읽기(Reading in the Mobile Era)’ 보고서에 따르면 세 명 중 한 명은 모바일 기기로 아이들에게 글을 읽어주며 90%가 ‘내년에는 모바일 기기로 더 많이 볼 것’이라고 답했다. 가장 많이 읽히는 장르는 로맨스였다. 이번 유네스코 조사에 참여한 월드리더 모바일(Worldreader Mobile)에 따르면 조사 기간 이뤄진 전체 73만 클릭 중 17%가 ‘로맨스’ 아이콘에서 이뤄졌다.

가디언은 “개발도상국의 ‘모바일 읽기 혁명(Mobile reading revolution)’이 일어나고 있다”고 묘사했다.

보고서를 쓴 마크 웨스트는 “모바일 기기가 읽고 쓰는 능력을 개발하고 유지하거나 강화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결론이 핵심”이라며 “문맹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삶을 바꿀 기회를 얻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텍스트를 모바일 기기로 더 많이 읽고 있었으며 아이들에게 모바일 기기로 책이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은 일반적이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들 국가에서 모바일 기기로 글을 읽는 첫번째 이유는 비싼 종이책 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유테스코에 따르면 모바일로 글을 읽는데 드는 비용은 5~6센트에 불과해 베스트셀러 종이책 평균 가격인 12달러와 비교도 되지 않는다. 나이지리아의 모바일 책 가격은 1~2센트로 아동용 책이 일반적으로 1~5달러인데 비해도 매우 저렴하다.

모바일 기기는 조건이 열악한 교육 현장에서도 유용했다. 짐바브웨에서 학생을 가르친다는 한 응답자는 ‘프린트물이 부족하다 보니 모바일 기기를 쓴다’고 답했다. 포브스가 인용한 한 조사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문맹률은 40%가 넘는데 135만명 당 도서관이 1개 꼴이다. 유네스코는 “아직 책을 접하지 못하는 곳이 세상에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모바일 읽기가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기기로 읽은 사람 중 77%가 남자였지만 여성이 읽은 시간은 평균 207분으로 남성의 33분보다 훨씬 길었다.

◇유네스코의 7개 국가 5000명 조사 결과

-62% 모바일로 글 읽는다

-90% 내년에는 모바일 기기로 더 많이 읽겠다

-30% 모바일 기기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