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디스플레이 산업 움트는 충칭 수토고신개발구에 가다

중국 내륙 깊숙이 첩첩 산중에 둘러싸인 충칭(重慶). 1년 365일 중 300일 동안 깔린다는 짙은 안개가 그 비밀스러움을 더했다.

지난 18일 한중 디스플레이 산업 교류를 위해 찾은 충칭 수토고신개발신구는 뿌연 안개속에서도 ‘3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회사인 BOE의 새로운 8.5세대(2200×2500㎜) 공장(B8) 공사가 한창인 수토고신개발신구의 개발 속도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량장신구가 2000억위안을 투입해 수도와 전기 등 기초 인프라를 다지기 시작한 지 이제 3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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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공사 중인 BOE 충칭 공장

2012년 투자를 결정한 BOE 공장도 벌써 기초 바닥 공사를 끝내고 7월 완공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1㎢ 규모의 대지에는 수십대의 크레인을 동원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건물을 세워 올리고 있다.

아직 기초 공사도 못한 허허벌판이 BOE 공장을 둘러 싸고 있지만, 그 주변을 따라 7월부터 20여개 디스플레이 장비·부품소재 업체들이 입주한다고 하니 올 하반기에는 또 다른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토고신개발신구는 충칭시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개발구인 량장신구에 속한 첨단기술개발단지다. 교통 체증이 없으면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이면 도착하는 이 곳은 량장신구가 미래를 거는 단지다. 디스플레이·광전자 산업은 그 중에서도 가장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BOE는 충칭시에 디스플레이 산업의 싹을 틔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BOE 이후 라이바오 등 터치스크린패널(TSP) 기업도 들어와 있다.

충칭시가 디스플레이 산업을 중점 육성하려는 이유는 산업 생태계 때문이다. 노트북PC 산업만 해도 글로벌 톱 5 제조사가 모두 충칭에 들어와 있다. 2015년까지 세계 노트북PC의 3분의 1을 충칭에서 생산한다는 게 충칭시의 목표다. 휴대폰 디스플레이 모듈, 자동차 디스플레이 모듈 시장도 형성돼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후방 산업군이 들어온다면 충칭의 계획대로 산업의 집중화와 생태계 조성이 가능해진다.

디스플레이 기업 입장에서도 인구 3300만명의 충칭시와 이를 중심으로 한 서부 내륙은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펑위시 량장개발집단 부총재는 “앞으로 클라우드·디스플레이·광전자·로봇 등을 집중적으로 키울 것”이라며 “그 중 디스플레이 산업에 가장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BOE는 충칭 공장을 7월께 완공할 계획이다. 8.5세대 유리 원장 투입 기준 9만장 규모로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며, 벌써 1단계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12만장 규모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향후 터치스크린패널(TSP) 라인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량신칭 중국광학광전자행업협회 LCD분회 비서장은 “앞으로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우선에 두는 기준은 바로 ‘시장’이 될 것”이라며 “BOE가 충칭 투자는 비교적 늦게 시작했지만 디스플레이 기업으로서 이점이 많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충칭(중국)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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