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추진하는 연구소기업 설립에 가속이 붙었다.
20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지역대학 관계자 등에 따르면 연구소기업은 4월 현재 대전 39개, 대구 10개, 광주 7개 등 56개 기업이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는 전국에 100여개가 설립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출연기관을 비롯한 대학, 공공연구기관 등이 창조경제 해법을 연구소기업 설립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이 20% 이상 자본금을 출자해 R&D특구 내에 설립하는 방식으로 법인세 등 각종 세제지원과 지역별 연구개발특구본부의 R&BD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구소기업은 각 기관이 보유한 우수기술의 사업화를 통한 창업 붐 조성과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다른 지역보다 일찍 출범한 덕분에 가장 많은 연구소기업이 설립돼 활동 중이다. 1호 연구소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를 시작으로 41개의 연구소기업이 설립됐다.
지난해에는 에트리홀딩스가 출자한 솔리드링크와 한국과학기술원이 출자한 솔잎기술, 한양대에리카기술지주가 출자한 에스엠나노바이오 3개의 연구소기업이 탄생했다.
올해 1분기에만 2개의 연구소기업이 출범했다. 정보통신 전문 기업인 마인즈랩과 기능성 사료첨가제 전문 기업인 한남바이오가 합류했다.
대덕특구는 연내 4개의 연구소기업이 추가로 설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주R&D특구는 지난달에만 제이앤비 등 4개 기업이 문을 연 데 이어 올해 전자부품연구원, 한국광기술원, 자동차부품연구원, 조선대 등이 연구소기업 설립을 검토하고 있어 조만간 2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남대는 이달 초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열린 ‘창조특허기술박람회’에서 가든플란트, 브이아이티시스템, 제이앤비, 벤텍프론티어 4개의 연구소기업을 공개했다. 지난 2012년에는 기능성화장품 제조회사 제이케어를, 지난해에는 친환경건축 구성요소 연구기업 BHT엔지니어링을 설립하면서 전국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연구소기업 보유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도 지난 2012년 인지바이오를 설립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인포피아가 공동 출자한 인지바이오는 진단용바이오센서, 독성물질 측정센서 등 의료기기 제품을 연구 중이다.
대구R&D특구는 짧은 기간에 연구소기업이 가장 많이 설립된 곳이다. 지난 2011년 12월 멀티미디어 코덱전문기업 인트리를 시작으로 현재 10개의 연구소기업이 운영 중이다.
연구소기업 10곳 중 6곳을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기술 출자했다. 지난 1월 케어로보시스템스는 실버 및 재활용 로봇을, 디지엠텍은 헬스케어 장비 분야를 주요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외 루비크라운과 아크에이르는 경북대지주회사가 출자했고 뉴런과 인트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출자한 기업이다.
대구R&D특구본부는 기술탐색이전사업 활용을 통해 연내 창업을 목표로 10개 아이템을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부산연구개발특구본부는 올해 처음으로 5개의 연구소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다. 부산특구본부는 이를 위해 현재 대학기술지주회사를 설립·운영 중인 부산대, 부경대, 동아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부산특구본부는 동남권 대학의 기술지주회사 설립도 유도해 향후 특구 지정 연구소기업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사업능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연구소기업이 양산되면 되레 실업자를 만들어내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만큼 신중해야 할 뿐 아니라 창업 이후 실패에 대한 후속대책도 마련해놔야 한다는 주문이다.
백장선 전남대 산학협력단장은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이전사업화를 촉진하고 있다”며 “연구소기업이 성장단계로 조기에 진입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특구본부와 협력해 후속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홍택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공동정책관은 “연구소기업이 창조경제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성공사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현장밀착형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며 “‘성공실패’라는 말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창업마인드와 벤처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연구소기업 설립 현황(2014년 4월 현재)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