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공급권 계약 만료 임박...입찰 방식 변경 가능성 커져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알뜰주유소 공급권 계약이 오는 6월 종료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공개 입찰 방식조차 결정되지 않아 하반기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일부에서는 입찰방법 변경 여부에 따라 제5정유사인 삼성토탈의 시장 퇴출 가능성도 제기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정부는 계약 종료까지 불과 40여일 남은 알뜰주유소 공급권 입찰 진행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입찰 없이 1년 재계약이 가능하다는 규정은 있더라도 정부가 재계약 또는 재입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산업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3차 알뜰주유소 공급권 입찰 진행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석유공사, 농협 등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입찰을 진행해 공급사를 결정하고 공급사가 석유 제품을 준비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절차가 이미 늦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000개를 넘어선 알뜰주유소의 구매력이 커져 가격 인하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계약 연장보다는 재입찰에 무게가 실린다. 그런데도 정부가 입찰을 미루고 있는 데는 알뜰주유소 공급량의 30%를 차지하는 ‘삼성토탈’에 대한 고민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토탈은 지금까지 입찰 참여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알뜰주유소에 휘발유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국정감사와 최근 석유유통업계에서 이에 대한 ‘특혜’ 주장이 나오고 있어 정부가 방침 변경 압박을 받고 있다. 특혜 주장을 없애기 위해 삼성토탈을 다른 정유사와 동등하게 입찰에 참여시키면 입찰에서 떨어질 우려가 생긴다. 정유사가 삼성토탈을 시장에서 퇴출시킬 목적으로 손해를 감수하고 싼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토탈이 떨어지면 비교적 원가경쟁력이 있는 삼성토탈 제품을 기본으로 하고 부족한 부분을 정유사와 수입사로부터 공급받는다는 정부가 구상한 구조가 깨진다. 제5정유사를 투입해 기름값을 잡겠다고 시작한 정책의 근간이 흔들린다. 삼성토탈은 자체 주유소 등 유통망이 없기 때문에 알뜰주유소 공급권을 획득하지 못하면 거창하게 등장했던 제5정유사가 사라지는 모양이 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때문에 정유사 내수시장 점유율 순위가 변동되는 등 영향력이 커져 공급권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관심이 커진 만큼 정부가 삼성토탈과 알뜰주유소로 이어지는 특혜 지적 해소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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