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 국제 해킹그룹 어나니머스를 빙자해 한국 정부기관 사이버 공격을 예고한 10대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6일 강모군(17세), 배모군(14세), 우모씨(23세)와 필리핀인 1명 등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4명은 지난달 청와대, 국가정보원, 국세청, 여성가족부, 대한민국 정부포털을 공격 대상으로 정하고 위협을 가하며 정부기관 공무집행을 방해했다. 3월 18일에는 정부통합전산센터 내 정부기관 홈페이지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쳐 검거됐다.
어나니머스를 빙자하는 10대들은 공격일시와 대상을 구체적으로 선정해 인터넷에 공개하고 홈페이지 변조와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등을 비공개 채팅으로 논의했다. 경찰은 이들이 국가 사회적으로 불안감을 높이고 관련 기관에 심각한 공무집행방해와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공격계획에 대한 언론보도로 크게 위축되고 다른 어나니머스의 동조가 일어나지 않자 명분부족으로 계획을 철회했다. 경찰청은 실제 해킹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국가기관 전산망을 공격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로 규정했다. 신분과 연령에 상관없이 전원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부와 민간기관에 사이버 공격을 예고하거 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