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마트폰 1위…국내 생산은 감소

생산 기반 '해외 이전' 급속히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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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세계 시장 1위를 달성했지만 휴대폰 수출 실적은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구미 공장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중국 톈진·후이저우, 베트남 옌퐁 등으로 옮긴 탓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스마트폰 국내 생산 비중을 줄이고 있어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코리아’라는 이름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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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휴대폰 수출액은 지난 2010년 152억8800만달러에서 지난해 131억7500만달러로 13.8% 줄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10억대 이상의 피처폰·스마트폰·태블릿PC를 판매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달성했지만 우리나라 수출·투자·고용 창출에 미치는 직접적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삼성전자가 휴대폰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 산업 공동화 현상을 심화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베트남을 휴대폰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면서 상당수 협력사가 국내 공장을 축소하고 중국·베트남 등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휴대폰 비중은 매년 큰 폭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07년 840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3800만대로 54.8%나 줄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의 휴대폰 생산량은 올해 들어 월 220만~250만대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구미 공장 생산량은 3300만대로 지난해보다 13%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전자는 피처폰·스마트폰·태블릿PC를 총 5억5000만대가량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생산 비중은 6~7%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제조 기반을 지나치게 해외 쪽으로 옮기면서 국내 협력사가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부정적 효과를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자공학 전공의 한 대학교수는 “과거 미국 기업이 제조 기반을 해외로 모두 이전하고 개발·마케팅 등 일부 기능만 본사에 남기는 방법을 대거 실행한 적이 있다”며 “결국 제조-개발-마케팅은 한 곳에서 유기적으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고 최근 본국에 제조 거점을 다시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LG전자는 매년 국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LG전자 국내 휴대폰 생산량은 지난 2012년 1500만대에서 지난해 2300만대로 53% 늘었다. 우리나라 휴대폰 수출에 LG전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내 휴대폰 수출에서 삼성전자 물량이 점차 빠지고 있지만 LG전자가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수출 측면에서 보면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좀 더 약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국내 휴대폰 출하량 추이

자료:업계 취합


기획취재팀 jeb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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