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IPTV 업계가 초고화질(UHD) 방송 상용화를 앞두고 애를 태우고 있다. 위성방송은 UHD 채널을 서비스 하기 위해 정부가 제정한 기술기준이 필요하지만 정확한 일정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PTV는 오는 10일 세계 최초로 UHD 채널을 상용화 할 예정인 케이블TV에 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에 노심초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28일 주주총회 직후 이남기 신임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내부 회의를 열고 당초 이달 3일로 예정했던 UHD 채널 개국 행사를 취소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위성 UHD 기술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KT스카이라이프가 행사 일정을 미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내달 중 다시 UHD 전문 채널 개국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래부 일정 상 행사를 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에 따르면 위성 UHD 기술기준은 현재 초안이 완성된 상태다.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가 진행하는 심사를 거쳐 미래부가 고시하게 된다. 미래부는 빠르면 오는 6월까지 위성 UHD 기술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가 새로 제정된 기술기준을 사업자에 악영향을 끼치는 규제라고 판단하면 2~3개월 가량 수정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고시 일정은 그만큼 미뤄질 수밖에 없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5월 중순 무궁화 위성 6호를 활용한 위성 UHD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PTV 업계는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경쟁업계보다 먼저 UHD 방송 상용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이달 중 셋톱박스가 없는 ‘셋톱프리’ 방식 UHD 방송 상용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같은 주 케이블TV UHD 채널 선포식이 예정돼 있어 두 업계 간 충돌이 예상된다. 케이블TV는 지난해 9월 제정된 기술기준을 기반으로 올해 세계 최초로 UHD 채널을 개국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SK브로드밴드는 케이블TV보다 먼저 UHD 기술을 발표하며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IPTV는 플랫폼 특성 상 특별한 UHD 기술기준이 필요없기 때문에 다른 유료방송업계와 달리 UHD 방송을 바로 송출 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이달 중 UHD 방송 상용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지만 이번주 특별한 행사 계획은 예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