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이 글로벌 통신사와 함께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5’를 전 세계 동시 출시일에 선보인다. 국내 알뜰폰(MVNO) 사업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세계 통신사와 동시에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뜰폰사업자도 통신사(MNO)와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시장 영향력이 커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는 평가다. 또 알뜰폰 시장도 중고가·중저가 시장으로 양분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자사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을 통해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5’를 전 세계 동시 출시일인 오는 11일에 맞춰 선보인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로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하고 이통사와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헬로모바일은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3네오’ ‘갤럭시그랜드2’ 등 파생 모델을 주로 공급받았다. LG전자와 팬택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G2’와 ‘베가아이언’ ‘베가시크릿업’처럼 스마트폰 2·3위 업체의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하는 게 고작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구글과 LG전자 기준(레퍼런스)폰인 ‘넥서스5’를 예약 판매하면서 이통사보다 다소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해왔다.
CJ헬로비전이 갤럭시S5 개통을 시작하는 11일은 국내에서는 이통 3사 중 LG유플러스만 영업이 가능하다. 알뜰폰업체인 CJ헬로비전은 영업정지일과 무관하게 번호이동·기기변경 업무를 할 수 있어 수요가 많은 출시 직후 지속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마케팅을 하면서 간접 지원을 받는 효과도 있다.
관건은 이통 3사가 지난 2일 출시한 롱텀에벌루션(LTE) 무제한 요금제다. 그동안 CJ헬로비전은 이통사 대비 데이터 용량을 2배 주는 LTE 요금제를 제공해왔다. ‘헬로LTE72’ 요금제에 ‘헬로요금스폰서’ 1만8000원을 할인받아 가입자가 내는 월 실부담금은 5만4000원이다. 음성·메시지 각각 450분·450건, 데이터 10GB와 별도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700MB를 제공한다. 10GB 이하 사용자라면 이통사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나 이통사의 62, 67, 69 요금제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수요자는 이통사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고를 가능성이 많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출시에 맞춰 좀 더 데이터 혜택을 줄 수 있는 요금제를 신규 개발 중”이라며 단말기·요금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알뜰폰 업계도 양분되는 양상이다. 알뜰폰업체들은 구매 물량이 적어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출시일에 공급받기 어려운 구조였다. CJ헬로비전은 지난해 약 65만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단말기 구매 능력을 이통사업자와 경쟁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최신 스마트폰을 구비한 1위 사업자와 여타 알뜰폰업체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