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기업별로 연봉체계, 삼성·SK는 성과급, 현대차·LG는 연공서열 중심

기업들이 31일 일제히 등기임원 연봉을 공개한 가운데 기업간 연봉체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4대 그룹내 일부 상장사 등기임원 연봉체계를 분석한 결과 삼성·SK그룹은 성과급 비중이 높고, 현대차와 LG그룹은 연공서열에 따른 차등 급여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과 SK는 등기임원이 높은 성과를 보이면 월급의 몇 배가 되는 성과급을 받아 연봉이 뛰지만 반대로 성과가 없으면 연봉이 확연히 줄어든다. 성과에 따른 분명한 보상이라는 장점 속에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는 폐단도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현대차와 LG는 전체 연봉의 상당 부분이 사전에 책정된 월급 중심의 급여로 구성돼 있다. 단기 성과 중심이 아닌 만큼 대표이사가 중장기적인 경영계획을 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성과에 따른 보상이 적어질 수 있다. 실제로 삼성그룹 중 가장 먼저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한 삼성에버랜드 김봉영 사장은 지난해 연봉 18억6700만원 가운데 월급으로 구성된 급여는 6억7200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1억9500만원이 성과급이다. 급여의 2배 가까이 성과급을 받은 셈이다.

SK그룹도 2002년부터 임원에 대해 성과급 중심의 연봉체계를 도입, 개인별 성과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성과에 따라 급여의 2배가 넘는 성과급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현대차와 LG는 성과급보다는 기본 급여 체계 중심이다.

LG그룹 중 가장 먼저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대표이사는 전체 연봉 11억5200만원 중 급여(근로소득)가 9억4500만원에 달한다. 성과급 형식의 상여금은 급여의 20% 수준인 2억700만원이다.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한 GS그룹도 연공서열 중심이다. GS건설 허창수 회장의 전체 연봉 17억2700만원 가운데 급여가 15억9500만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도 아직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지만 기본 급여 비중이 높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별 연봉체계로 기업이 지향하는 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과급이든 연공서열이든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양종석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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