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저널리즘은 뉴스 콘텐츠가 전통적인 매체인 인쇄물이나 방송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배급되는 저널리즘 양식을 지칭한다. 뉴스 매체는 자사의 뉴스를 인터넷을 통해 가입자에게 전달하기도 하고 네이버, 다음, 구글, 야후와 같은 포털이나 검색엔진을 매개로 전달하기도 한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출발은 1970년 영국에서 발명된 텔레텍스트로 알려져 있다. 텔레텍스트는 텔레비전 화면에 신호를 구현할 때 발생하는 여백을 활용해 문자나 도표로 뉴스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텔레텍스트는 문자 이외에 사진이나 사운드까지 전달할 수 있는 비디오텍스로 발전한다. 1990년대 이후 텔레텍스트나 비디오텍스 서비스는 인터넷에 자리를 내어주고 사라진다.
우리가 지금 접하는 온라인 뉴스는 인터넷, 특히 월드와이드웹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온라인 뉴스는 인쇄물, 즉 종이매체를 이용하는 전통적인 뉴스 서비스가 위기를 맞으며 이를 타개할 신문 산업의 대응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언론사가 온라인으로 뉴스를 제공한다고 한다고 할 정도로 온라인 뉴스 서비스는 이제 보편적 저널리즘 양식이 되고 있다. 온라인 저널리즘은 ‘신문의 위기’에 빠진 뉴스 산업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인가?
1894년 영국의 옥타브 우잔은 영국 왕립학회에서 열린 ‘책의 죽음’에 대한 강연을 소개한 바 있다. 1660년 설립된 왕립학회는 새로운 과학기술과 그것의 사회적 영향을 토론하며 정부에 자문을 하는 최고 지성들의 모임이다. 우잔에 따르면 1892년 모임에 초청된 예술 및 과학기술 비평가인 아서 블랙크로스는 사운드 녹음 매체인 축음기의 등장이 책의 죽음, 그리고 문학의 심대한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른바 뉴미디어의 등장이 전통적인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것이다.
문학 매체가 종이책에서 오디오책으로 전환되면서 문학가나 문학 관습이 변화할 것이라는 예견도 흥미롭지만, 저널리즘의 변화에 대한 블랙크로스의 예상은 미래를 내다본 듯 비교적 정확했다.
“모든 신문사에는 녹음실이 마련돼 전용 전화로 전달된 뉴스를 편집자가 또렷한 목소리로 녹음을 하게 될 것이다. 뉴스는 음향수신기가 장착된 특수장치에 곧바로 저장된다. 그렇게 제작된 실린더는 여러 개로 복제되어 오전 3시 전에 작은 상자에 담겨 배달될 것이다. 아니면 전화 회사와 협정을 맺어 가입자 가정에 연결된 전용회선으로 신문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시 축음기는 오디오 테이프가 아닌 원통형의 실린더에 소리를 저장했다. 이런 점에 우잔은 블랙크로스가 말한 뉴스 서비스를 축음기 언론(phonographic journal)이라 불렀다. 가입자에게 전용회선으로 뉴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블랙크로스의 예측대로라면 현대적인 온라인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지금의 온라인 뉴스는 사운드가 아닌 텍스트로 본다는 것일 텐데,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확대되는 온라인 뉴스의 콘텐츠를 생각하면 그 차이는 미미한 것 같다.
블랙크로스의 예측이 갖는 핵심은 저장매체나 유통방식에 있다기보다는 온라인 중심의 뉴스 수집, 뉴스룸의 변화, 문자 기반에서 사운드 기반으로의 전환 등 저널리즘의 본질이 바뀔 것이라고 본 것에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 시대에 저널리즘은 어떻게 변모하고 있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이 물음은 축음기의 시대와 인터넷 시대를 가로질러 공명하며 우리에게 답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