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인해 투자시기를 놓친 사례로 평가되는 GS칼텍스 파라자일렌(PX) 합작공장 건설이 좌초는 면했다. 다만 최근 PX 시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바로 건설에 들어가지 않고 적기가 올 때까지 연기한다.
GS칼텍스는 30일 일본 쇼와쉘·다이요오일의 주주총회에서 PX공장 합작 투자건에 대한 변경사항이 발생하지 않아,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임 더글러스 우드 쇼와쉘 대표이사가 이 합작투자건을 계승해, 양사는 다음 달 만료되는 합작사업 업무협약을 1년 연장할 계획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PX공장 건설 관련 업무협약을 지난해에 이어 1년 더 연장할 예정”이라며 “양사 모두 PX공장 건설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당장 건설에 들어가는 것은 무리로 판단하고 적기를 기다리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석유화학사업 확대 기조에 맞춰 PX생산능력을 늘려야 하고, 쇼와쉘은 PX의 원료인 혼합자일렌(MX) 수요처가 필요하기 때문에 양사는 합작공장 건설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GS칼텍스는 지난 2012년 4월 쇼와쉘과 공동으로 1조원을 투자, PX 생산을 100만톤 늘리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주회사의 증손자회사 설립을 막기 위한 규제와 공정거래법 때문에 사업이 2년 넘게 지연됐다. 규제를 풀어준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지난 11일 시행되면서 공장건설이 가능해졌지만, 이제는 곤두박질치고 있는 PX시황이 발목을 잡고 있다.
PX시황은 지난해 2월 톤당 1600달러대에서 13개월만에 1100달러대로 떨어졌다. 올해 PX공장을 준공하는 SK이노베이션과 삼성토탈에 비해 투자 시기가 늦어진 GS칼텍스는 당장 건설에 나서도 오는 2016년에나 공장을 준공할 수 있다. 이 때쯤이면 공급량이 이미 늘어날 대로 늘어난 상황이라 PX시황이 더 악화될 전망이다.
절차가 지연되는 동안 바뀐 시황 속에서 투자효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고, GS칼텍스와 쇼와쉘은 공장건설 시점을 재검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