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다툼 심화...아시아나 살리려고 VS 경영간섭

금호가 오너형제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승인한 데 대해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27일 서울 오쇠동 본사에서 제2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박삼구 회장과 김수천 전 에어부산 대표이사 등 2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금호석화는 이날 주총장에 변호사와 직원들을 보내 금호산업의 의결권이 무효라는 내용의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등 아시아나항공 측과 충돌을 빚었다. 하지만 주주 25% 이상만 찬성하면 이사선임이 가능하다는 규정 때문에 박삼구 회장의 이사 선임을 막지 못했다.

금호석화는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측이 의결정족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내이사 선임안건을 승인하는 등 절차를 무시한 채 주총이 진행됐다”며 “늦어도 월요일(31일)까지는 이번 주총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석화는 일단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는지 여부를 살핀 뒤 향후 대응에 나설 계획이지만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본안소송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삼구, 박찬구 회장 양측은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을 전후로 부실책임과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으로 결별한 이후 형사고발과 민사소송 등 10여 차례 극한 대립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이 상호출자로 제한된 금호산업의 의결권 회복을 위해 금호산업 지분을 판 것이 공정거래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 주가하락 시 손실을 떠안는 비정상적인 매각을 진행했다고 지적하고, 주총에서 박삼구 회장의 이사선임을 반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정상적 경영활동을 방해하는 등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금호석화의 경영간섭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팔면 완전한 법적 계열분리가 되는데 계속 붙들고 있으면서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석화 측은 금호아시아나 경영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금호그룹의 상징적인 기업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박삼구 회장이 최근 몇 년간 금호산업 워크아웃 탈출을 위해 아시아나를 희생시키는 것을 봐왔고, 더 이상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주주로서의 소임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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