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옷에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김희정(31) 대표. 김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블로그나 잡지를 보듯 틈만 나면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봤다. 언젠가는 직접 운영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콘셉트와 준비 사항을 빼곡히 적은 수첩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워낙 옷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같은 옷이라도 어떻게 코디를 했느냐, 어떻게 촬영을 했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며 “여기저기 쇼핑몰을 보면서 그런 소소한 차이점을 살피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수첩에 이런저런 것들을 적으면서 자연스럽게 창업 준비가 됐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여성의류 전문몰 ‘베니토’(www.benito.co.kr)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사회 활동을 하는 여성을 위한 오피스룩을 선보인다. 고급스러운 스타일에 부담 없는 가격이 매력적인 원피스가 주력이다. 실제로 회사 동료의 소개로 구매한다는 고객이 많다.
김 대표는 제품 선정에서 모델까지 직접 맡는다. 입어보고 감촉이나 신축성 등을 몸소 체험하기 때문에 고객 문의에 정확한 답변이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사진 촬영에서 ‘보는 재미는 없더라도 정직하게’라는 확고한 철학이 있다. 모델이나 배경보다 옷이 가장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포토샵 보정을 최소화한다. 신축성이나 착용감 등을 최대한 자세히 기록해 고객의 판단을 돕는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입는 옷인 만큼 편안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고객이 제품을 받았을 때 디자인이나 색상 모두 머리 속에 그린 것과 최대한 같아야 하는 건 기본”이라며 “제품이 아닌 다른 것에 신경 쓰다 보면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턴 카페24(www.cafe24.com)로 구축한 모바일 쇼핑몰 방문자도 크게 늘고 있다. 전체 매출의 20~25%를 차지하며, 특히 주말엔 PC보다 방문자가 많다. 모바일 최적화를 위한 리뉴얼도 진행할 예정이다.
베니토만의 느낌을 담은 원피스도 자체 제작할 생각이다. 틈틈이 습작한 디자인을 구체화, 원피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의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옷이 좋아 하는 일이기 때문에, 베니토를 운영한 5년간 돈을 위해 자신을 속여본 적은 없다”며 “진심을 알아주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