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진영 64비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상용화 지연…모바일 D램 시장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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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아이폰5S에 64비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처음 적용했다.

64비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적용한 스마트폰 출시가 지연되면서 D램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당초 갤럭시S5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64비트 AP가 대거 확산돼 모바일 D램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64비트 AP 스마트폰은 올 하반기나 내년 초쯤 본격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는 모바일 D램 수요 둔화 여파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대다수 안드로이드 진영 스마트폰 업체들이 64비트 AP 상용화 일정을 미루고 있다.

64비트 AP는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5S에 처음 적용한 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본 성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진영 업체들은 64비트 AP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64비트 AP와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호환성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OS부터 AP 아키텍처 설계, 하드웨어까지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64비트 AP를 조기에 상용화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반면에 안드로이드 OS는 다양한 AP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지원해야 한다. AP 개발 속도보다 OS 업그레이드가 뒤처질 수밖에 없다.

퀄컴은 이미 64비트 스냅드래곤을 공개했고, 삼성전자도 64비트 AP를 거의 개발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OS 문제만 해결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도 64비트 AP를 채택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64비트 모바일 AP 상용화가 지연되면서 D램 시장에 불똥이 튀었다. 종전 32비트 AP 스마트폰에는 1~2GB의 모바일 D램이 쓰이지만, 64비트 AP 스마트폰에는 3GB 이상급 제품이 탑재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64비트 AP 수요를 감안해 올해 모바일 D램 생산 계획을 수립했다. 수요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2분기 모바일 D램 고정 거래 가격은 하락세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D램 시장 충격은 PC 및 서버용 D램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대만 PC 업체들이 D램 재고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이 모바일 D램에서 D램으로 생산 라인을 전환하면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도 D램 고정 거래 가격은 전월 대비 12%가량 떨어졌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바일 D램 라인중 일부를 D램 생산용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가 모바일 D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상반기 동안 모바일 D램뿐 아니라 D램 수요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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