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일본·중국 TV업계의 움직임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승부수가 글로벌 경쟁판도를 뒤바꿔 놓고 있다. 양사가 공히 ‘곡면’과 ‘UHD’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가진 TV를 예상보다 낮은 가격으로 치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 주목되는 것은 해외 경쟁사의 대응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까지 UHD TV 1등 사업자인 소니의 대응이다. 발 빠른 보급형 UHD TV 시장 대응으로 지난해 2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 42.4%를 기록했던 소니는 4분기에는 18.2%까지 하락했다. 불안한 1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내부적으로 UHD TV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지만 그 의지가 서서히 꺾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상황은 여의치 않다. 최근 소니 TV사업부문은 매우 어수선하다. 10년 연속 적자와 함께 분사 수순을 밟고 있다. 소니 내부적으로 PC사업부와 달리 절대 ‘포기’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직 삼성·LG전자의 전략에 맞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뭔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초 세계 최대의 가전쇼인 ‘CES 2014’에서 소니는 45인치부터 85인치까지 3개 시리즈 9개 UHD TV 모델을 선보이며 이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143인치 UHD 프로젝션 TV를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여름에 출시한다.

중국 TV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상반기 중 두세 곳 업체들이 곡면 UHD TV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외신에서 중국 TV업체들이 곡면 UHD TV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CES 2014에서 만난 하이센스 관계자는 “상반기에 곡면 UHD TV를 출시하겠다”고 말했으며, TCL 관계자도 “패널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상반기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들 경쟁사의 대응이 결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이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시장을 키우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OLED TV의 경우 LG전자와 삼성전자만 집중하면서 마케팅 효과가 반감된 측면이 있다. 반면 UHD TV의 경우 일본 소니와 중국 다수의 업체들이 초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불을 지피는데 큰 역할을 했다. TV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 TV업체 입장에서는 곡면 UHD TV를 알리기 위한 비용 절감을 위해 경쟁사들이 빠르게 대응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들 경쟁사들이 너무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을 경계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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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센스(TCL)가 CES 2014에 출품한 65인치 곡면 UHD TV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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