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사는 에리카 로더(14)는 최근 페이스북의 한 광고에서 `누구를 좋아하세요?`라는 문구를 클릭했다가 아이라이큐(ilikeq)라는 애플리케이션(앱)에 초대돼 앱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사진이 노출됐다.
아이라이큐는 사진을 보고 매력 점수를 매기며 댓글을 남겨 교제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성인 데이팅 사이트다. 에리카의 어머니 돈 로더는 "페이스북이 아이들을 끔직한 것에 노출시키는 이상한 앱과 사이트에 광고를 팔면서 어떻게 아이들을 보호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에리카의 사례를 통해 어린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어떻게 부적절한 광고에 노출되는지를 알 수 있다면서 페이스북이 미성년자들에게 선정적이거나 총기와 관련된 광고를 드러내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워싱턴주에 사는 한 소녀(14)는 어떤 광고의 `좋아요`를 클릭했더니 누드 웹캠 모델 사이트의 페이스북 페이지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총기 사건이 빈번한 캘리포이나주 오클랜드에 사는 한 소년(17)은 페이스북에서 숨길 수 있는 휴대용 권총집 광고를 여러 번 봤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총기 판매를 광고하지 않는 이상 권총집 같은 광고는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이런 사례들이 10억명이 넘는 사용자와 100만명의 광고주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미성년자들을 보호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아이라이큐를 데이팅 사이트로 분류하지 않아 10대들에게 노출됐지만 현재 데이팅 사이트로 분류해 18세 미만의 사용자들에게는 아이라이큐 광고가 보이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10대들이 페이스북 프로필에 자기 나이를 부풀려서 기재하고 있어 미성년자들이 성인 광고에 접촉할 가능성을 완전하게 봉쇄할 수 없다. 페이스북에 가입할 수 있는 최소 나이는 13세다.
페이스북의 광고 시스템도 선정적이고 부적절한 광고의 확산을 유발하고 있다. 한 사용자가 어떤 광고의 `좋아요`를 누르면 그 사용자의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좋아요`를 클릭했다는 정보가 함께 뜬다. 또 페이스북 페이지 광고의 `좋아요`를 누르면 그 페이지의 업데이트를 계속 받아 보게 된다.
페이스북 광고주들은 나이, 성별, 연애 상태, 정치 성향, 휴대전화 종류 등 페이스북이 수집하는 사용자 정보로 광고를 볼 수 있는 사용자의 범위를 지정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광고의 질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하고 금지된 광고를 찾아내면 즉시 제거한다"면서 "광고를 시작하기 전에 금지된 광고의 대부분을 식별해 없앨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사는 "매일 검토해야 할 광고가 엄청나게 많고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고 덧붙였다.
출처 : 연합뉴스